GE, 한국에 조선해양본부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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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럴 일렉트릭(GE)이 글로벌 조선해양 사업의 총괄본부를 한국에 두기로 했다. 연매출 70억 달러(약 7조8000억원) 규모의 사업을 한국에서 주도하게 되는 것이다. 사업 총괄 사장도 한국인으로 선임한다. GE가 사업 거점을 미국이 아닌 해외에 두는 것은 호주(광산)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이번 결정은 북한 문제로 한국 투자를 고민하는 해외 기업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강성욱(52·사진) GE코리아 사장은 24일 “GE의 최고 경영진은 한국을 GE 성장의 전략 국가로 여기고 있다”며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총괄본부 유치에는 중국·싱가포르·브라질의 GE 법인이 GE코리아와 경쟁했다. 강 사장은 “조선 시장, 특히 고부가가치 사업인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한국 업체가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점이 이번 결정의 바탕이 됐다”고 말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선 “GE는 한국 상황에 큰 우려를 하고 있지 않다”며 “내수 확대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 안팎에서 한국 기업과 협력 관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출범하게 되는 총괄본부는 단순 사무소가 아닌 생산공장과 연구개발(R&D)센터까지 아우르는 개념이다. 강 사장은 “말레이시아 등에 있는 관련 공장을 확대 개편해 이전하는 방안, 인수합병(M&A)이나 합작사를 설립하는 방안 등이 모두 검토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업 계획은 총괄본부 사장이 취임한 후 하게 된다. 강 사장은 “1단계로는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사업을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일반 상선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갈 것”이라며 “한국 조선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괄본부의 입지는 서울이 아닌 조선소가 많은 곳으로 정할 계획이다. 울산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존 라이스 GE 부회장은 지난달 방한해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하기도 했다. 강 사장은 “지금까지 GE는 미국 휴스턴, 브라질 등에서 개별적으로 조선해양 사업을 해왔다”며 “이 분야가 미래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글로벌 본부를 두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GE는 해양시추선, LNG선, 원유생산 설비 등에 들어가는 각종 시추 장비, 엔진, 해양플랜트 운영 소프트웨어 등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GE의 총 매출액은 1470억 달러, 영업이익은 161억 달러였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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