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주월 국군(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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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주월 한국군의 월남전 수행기여는 전체 비율로만 따진다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며, 또한 활동 상에 있어도 스스로의 한계가 있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파월 병력 규모가 47만의 미군(4만5천 증파 예정)과 63만의 월남정부군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현지에서 본 바로는 4만7천의 한국군은 모든 단위부대가 힘에 겨운 무거운 짐을 지고있는 형편이었다. 실례로 백마부대는 1백50마일의 한국휴전선보다 더 넓은 1백70마일의 전술책임지역을 맡고 있었으며 1백만 평의 광범한 지역에 보급장비를 산적한 군수기지사(십자성)에는 전투병력이 없고, 자체경비 1백중대가 있을 뿐이었다. 이것은 비둘기부대도 마찬가지였다. 한국군이 파월 이래 잘 싸웠지만, 또한 한마디로 『운도 좋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앞으로 월맹정규군의 침투가 증강되어 이들의 광범한 지역에 자리잡은 한국군에 조직적으로 덤벼든다면 전투양상은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이래서 국군의 증파 여부가 현지에서는 매우 다급한 문제로 대두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서 파월2년을 맞아 주월 국군은 증파 여부로 전기에 선 감이 있었다. 4만7천의 병력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은 다했으며 더 이상의 일을 기대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티우」국가원수는 아직은 한국군 증파를 요청 안 했지만, 한국군을 비롯해서 연합군이 더 오면 그만큼 월남전은 속히 끝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은근히 증파를 고대하는 눈치였다. 9·3대통령선거가 끝나고 민정이 들어서면 월남정부는 정식으로 우리정부에 전투병력의 증파를 요청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현지의 우리고급장교들은 한국군의 증파가 월남전의 보다 더 적극적인 기여 및 자체방위의 강화와 함께 전체국군의 장비 근대화에 따르는 전투력증강을 가져오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주월 한국군 1개 사단은 본국사단에 비해 M16소총을 비롯해서 근2배에 가까운 화력을 갖고있으며 월남에서는 물쓰듯하는 155밀리 포탄을 본국에서는 1년 내내 한발도 연습포격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주월 국군은 어느 부대할 것 없이 「게릴라」기습에 대비. 야간매복작전을 익히고 있는데 이 작전을 원용한다면 북괴간첩 침투봉쇄에 큰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증파 문제는 정치적인 고려가 우선될 것은 물론이지만, 설사 증파를 결정한다해도 이번에는 좀더 「실리」를 따지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 현지 장병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가까운 예로 현재 주월 국군에는 사병30「달러」하사57「달러」, 대위1백50「달러」꼴로 전지수당이 지급되고있는데 미군을 비롯한다는 연합군에 비해 너무도 저액이라는 평이었다. (본사 외신부장 박경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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