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원실태 - 함부르크=박문복 통신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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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현재 서독에 건너온 한국간호원의 총수는 약1천5백 명. 「함부르크」에만도 20여명의 간호원들이 서독 내에서도 유수한 병원에서 일하고 있다. 한국간호원들은 독일에 온 후 맨 처음 겪어야 했던 일이 5년간의 풍부한 병원실무 끝에 간호원자격을 얻은 독일간호원들 틈바구니에서 한국간호원들의 대부분은 실무경험이 아주 적은 데다가 언어의 장벽까지 곁들여, 이만 저만한 어려움이 아니었다.
특히 『독일간호원들의 70「퍼센트」가 극빈 가정의 출신으로 교양 면의 낮은 수준 속에 해외 고용은 한국간호원에 대한 우월감마저 내뿜고 있어 눈꼴이 사나울 지경이었다』고 우리 간호원 D양은 말하면서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을 한국간호원들은 실력을 인정받음으로써 극복했으므로 직장생활은 명랑할 뿐』이라고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한국간호원들이 병원 내에서 실무에 유능한 봉사를 하고있음은 주지의 사실. 한국간호원들의 주사실력도 이미 독일의사들에게 인정을 받고 주사라면 독일간호원에 앞서 한국간호원들을 찾을 정도. 보조간호원으로서 D시에 있는 R양은 지금의 월급이 약8백「마르크」이며 식비를 제하면 매월 3백50「마르크」(약2만4천5백원)가량의 저축도 가능하고 숙식도 기숙사내에서 우리음식을 마음껏 만들어 먹을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
한편 우리 국내외 일부에서 떠도는 서독내의 한국간호원과 광부들의 사생활에 관한 소문에 대해 「함부르크」 어느 병원에 근무한 K양은 『이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부 젊은 남녀간의 염문이 전체에까지 크게 활을 입히고 있다』고 실정을 털어놓으며 일부의 풍문이 장차 귀국 후에도 영향을 미칠 줄 모르는 억측을 철저히 경계해야겠다고 국내외의 이해를 촉구하기도-. 그러나 다만 서독에 있는 동안이라도 믿음직한 총각을 구할 수 있었으면 더욱 좋겠다고 처녀간호원들의 희원의 일단을 털어놓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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