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민돌봐 18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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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재일 거류민단의 「가와사끼」(천기·신나천현)지부 사무원 「가사하라·미쓰에」(입원미진강·73) 여사가 8·15 광복절 경축식에 초청된 최초의 일본여인으로 14일 하오 JAL기편으로 내한했다.
18년 동안 줄곧 「가와사끼」 교포지부에 근무했던 「가사하라」 여사는 오히려 한국 사람보다 우리나라 사정에 밝은 「한국통」. 까다로운 교민사무를 처리해오며 이날까지 무보수로 일해온 「가사하라」 여사는 「교포생활의 길잡이」로 인정되어 이번에 모처럼 정부의 초청을 받게 된 것. 여사가 한국과 인연을 맺게된 것은 고등학교(천기고상)를 갓 졸업한 19세때-. 「가와사끼」 시장실에 잠깐 근무할 무렵, 한국인이 일본에서 심한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면서도 인내와 풍부한 인정으로 살고 있음에 충격, 미력하나마 한국인을 돕기로 나선 것이라 했다. 그러나 「가사하라」 여사는 8년전 사랑하는 남편이 한국인 여자와 눈이 맞아 자기를 버리고 갔을 때는 가슴이 메어질 듯 했었으나 앞으론 재혼하지 않고 교포를 위해 일하는 것만이 그의 희망이라고 했다. 10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면서 명승고적을 두루 찾아보겠다는 여사는 『제2의 고향을 찾아보니 그저 기쁘다』면서 흐뭇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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