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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택한 무장간첩|귀순한 김규향씨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6·25때 월북, 지난 6월 무장간첩으로 남파됐던 김규항(41·경북 안동군 서후면 금계리513)씨가 부모들의 권유로 자수, 자유의 품에 되돌아왔다.
1일 상오 기자들과 만난 김씨는 지난 6월 30일 고향인 안동교육대학과 철도국 및 36사단등에 지하조직 구축 사명을 띠고 3명의 간첩과 함께 밀파됐으나 부모·처자들이 자수를 권고했을 뿐 아니라 집안 살림살이도 듣던 것과는 달리 편안히 잘 살고 있어 자수할 것을 결심, 지난 7월 7일 다른 간첩이 잠든 틈에 산을 내려 왔다는 것이다.
50년 9월 월북한 김씨는 노동당 정치대학을 졸업한 뒤 강원도 인민위원회 상업국 행정지도원으로 있다가 작년 2월부터 평양에서 밀봉 교육을 받고 원산을 출발, 해로로 경북을 진군 해안에 상륙했다고 밝힌 그는 작년부터 북괴는 남파 간첩을 무장시키고 있으며 자기가 아는 것만도 북한의 4, 5개처에서 1천7백여명이 대남간첩 교육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옥신 치안국장으로부터 위로금까지 받은 김씨는 『앞으로 대공전선에서 활약하겠다』고 밝은 표정을 보였다.
김씨가 북괴에서 받은 월급은 80원-. 이만한 월급은 비교적 많은 편이나 『양복 한 벌을 해 입으려 해도 두달 반치의 월급을 몽땅 털어 넣어야 될 판』이라고 말하는 그는 『북괴가 남한에서 자수하면 모두 죽인다는 선전을 해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상당히 망설였으나 자수하고 보니 되살아난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하면서 『과거의 자기와 같은 형편에 있는 간첩들과 자기와 함께 내려온 2명의 간첩도 서슴지 말고 자수하여 함께 자유를 누리자』고 덧붙였다. 김씨의 고향에는 노부모와 처 그리고 19살 된 장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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