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테스트 도중 결함 찾아낼 때 짜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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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도중 프로그램 결함을 찾아낼 때 가장 짜릿하죠.”
 안면장애 2급의 조미혜(43·사진) 오픈핸즈 소프트웨어 테스트 팀장은 얼굴을 찡그리며 웃었다. 삼성SDS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오픈핸즈에서 그는 필드매니저(field manager)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설립된 오픈핸즈는 장애인 근로자를 다수 채용하는 전문 IT기업을 목표로 하는 삼성SDS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다. 설립 당시 14명의 직원으로 시작한 오픈핸즈는 점차 그 채용을 늘려 현재 총 106명의 구성원이 함께 하고 있다.

 조 팀장의 직무는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산출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검수하는 일. 이 테스트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결함을 찾아낼 때 그는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결함을 적시에 찾아내는 것은 곧바로 프로그램 품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조 팀장의 안면장애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었다. 돌 무렵 아궁이에 놓인 뜨거운 물에 빠져 그후 손가락이 변형되는 등의 장애를 입게 된 것.

 꾸준히 구직활동을 해온 그가 택한 분야는 IT였다. 예전부터 IT분야에 관심이 많아 독학으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던 그는 IT전문가교육양성기관인 삼성SDS멀티캠퍼스에서 안드로이드 개발에 필요한 Java(자바) 프로그램 수업을 들으며 꿈을 다졌다. 그러던 중 오픈핸즈 채용공고를 만났고 지난 2010년 최종 합격할 수 있었다. 그는 무엇보다 입사 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이수한 IT관련 맞춤 훈련이 큰 도움이 됐다고 떠올렸다. 맞춤 훈련덕에 바로 실무 투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원하던 분야에서 팀장으로 일하는 그에게 업무상 힘든 점을 물으니 한참 뒤 ‘대인관계’라고 답했다. 그는 팀장의 역할을 이행하며 개발자와의 관계에서도 균형을 찾는 게 가끔은 스트레스라고 털어놓았다. 특히나 테스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해 모든 팀원들을 아우르는 리더 역할이 쉽지 않다고.

 작은 체구에 직책도 꿈도 큰 그에게 마지막으로 IT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장애우를 위한 당부의 말을 부탁했다.

 “ IT는 능력만 갖춘다면 취업의 문이 활짝 열린 분야입니다. 일할 때 많은 움직임을 요하지 않고 성별, 연령에도 제한이 없어 장애인이 일하기에 적합한 업무기 때문이죠. 무엇보다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기기도 많아 일할 때의 어려움도 없는 편입니다. 주저하지 말고 자신 있게 도전하길 바랍니다.”  

박지혜 객원기자

◆표준사업장=장애인 의무고용사업주가 장애인 고용을 목적으로 일정 요건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경우 자회사가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의 장애인고용률 산정시 인정해주는 제도. 2008년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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