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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492> 갈 길 먼 장애인 고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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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김혜미 기자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입니다.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약 252만 명. 국민 100명 중 5명 정도가 장애인이란 얘깁니다. 하지만 일하는 장애인은 10명 중 고작 3명입니다. 고용률로만 보면 청년·여성보다 장애인 취업이 더 어렵습니다. 정부가 장애인 고용을 늘리기 위해 설립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도움을 받는 이도 적지 않습니다. 공단의 취업 프로그램 등을 살펴보겠습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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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업능력개발원의 취업훈련=청각장애 2급인 김보람(24·사진)씨는 유명한 스포츠 댄서였다. 소리 대신 파트너 손끝의 떨림과 바닥의 진동으로 음악을 느껴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김씨는 네일아티스트로 변신했다. 어머니의 추천으로 시작한 직업능력개발원의 3개월짜리 네일아트 전문가 양성 과정이 전환점이 됐다. 청각장애인의 경우 청력 대신 시각 능력이 뛰어난 점을 감안해 공단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다. 그는 “장애인도 스포츠 댄서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던 것처럼 네일아트 분야의 최고 전문가로 인정받겠다”고 말했다.

 공단은 현재 서울(일산)·부산·대구·대전·전남 등 전국 5곳에서 직업능력개발원을 운영하고 있다. 훈련 내용은 컴퓨터응용기계나 정보기술부터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훈련과정당 걸리는 기간은 짧게는 1개월, 길게는 2년 정도다. 기업의 업무를 미리 교육받고 바로 현장으로 투입되는 맞춤훈련 과정도 있다. 이 모든 프로그램의 참가비는 무료다. 공단에서 교육비 전액과 숙식비, 훈련준비금을 준다. 직접 개발원에 나와 교육 받기 어려운 장애인은 디지털능력개발원(digital.kead.or.kr)에서 동영상 강의를 들으면 된다.

# 워크투게더센터에서 취업 준비=올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한 김믿음(19·사진)군. 지적장애를 가진 그는 일찌감치 자신의 진로를 대학 진학이 아닌 취업으로 정했다. 레스토랑이나 제조업체에서 실습해봤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해 9월 공단에 마련된 ‘워크투게더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센터에서 적성과 흥미를 알아보는 직업능력 평가와 대인관계 기술 교육 등을 받았다. 이후 김군은 LG전자가 장애인 채용을 위해 설립한 자회사인 하누리의 스팀세차팀에 들어가 일하고 있다.

 공단에서는 장애가 있는 고등학생의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6개 지사(서울·경기·부산·대구·대전·광주지사)에 워크투게더센터를 마련해 놓고 있다. 올해에는 졸업을 앞둔 3학년은 물론 저학년까지로 대상을 확대해 총 2000명의 장애학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도 기업에서 1~6개월 동안 현장실습을 할 수 있 다. 장애가 있는 대학생도 이용할 수 있는 장애대학생 기업연수제는 1~2개월 동안 직장에서 실제 일을 경험하며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29세 이하인 대학생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연수기간 월 4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장애인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직업훈련과 맞춤상담을 지원하고 있다. 취업 이후에도 업무에 필요한 보조인력이나 기기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사진 왼쪽부터 김보람, 김믿음, 김명희, 이선주. [사진 장애인고용공단]

# 취업을 위한 맞춤 클리닉=중증 지체장애인인 김명희(47·사진)씨는 3년 전 어렵게 구한 직장을 1년 만에 그만둬야 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자리를 떠나 있다가 경남 사천의 톨게이트 요금정산원으로 취업했지만 사는 곳(경남 거제)에서 직장까지의 거리가 멀었다. 그는 직장을 그만두고 장애인고용공단 경남지사에 취업성공패키지 서비스를 신청했다. 김씨는 살아온 과정과 희망 일자리에 대해 컨설턴트와 대화를 나누고 직업심리검사를 받았다. 검사 결과에 따라 사무원이나 상담원 등의 분야로 구체적인 취업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때마침 경상남도에서 선발하는 특수행정실무원에 지원해 합격했다. 취업성공패키지는 직업상담·심리검사·직업훈련 등의 취업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1단계는 컨설턴트와의 심층 상담과 직업심리검사를 통해 취업 목표를 보다 구체화하는 단계다. 2단계에선 가까운 직업교육기관에서 300만원 한도로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 마지막 단계로는 이력서 작성 방법이나 면접 요령에 대한 교육과 함께 구체적인 일자리 정보를 받을 수 있다. 이 과정을 거치고 취업에 성공할 경우엔 취업성공수당도 나온다. 취업 후 6개월 동안 일을 하면 최대 100만원이 지급된다.

# 취업 후엔 보조기기 지원=청각장애인 이선주(24·사진 오른쪽)씨는 올해 1월부터 부산교통공사에서 사무직으로 일하고 있다. 모두가 선호하는 공기업에 취업했지만 처음엔 동료와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공단에서 지원하는 수화통역사와 보조공학기기 덕에 일하기가 한결 편해졌다. 수화통역사 이금지(47)씨가 매일 5시간씩 옆에서 귀와 입이 되어 주고, 그 외 시간엔 휴대전화처럼 생긴 의사소통장치의 도움을 받는다. 이씨가 자주 쓰는 단어를 저장해 두고 버튼을 누르면 음성이 흘러나오는 식이다.

 이씨는 “동료들이 처음엔 수화통역사를 낯설어 했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 후 불편을 겪는 장애인 근로자는 공단에서 근로지원인과 보조공학기기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장애 때문에 부수적인 업무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근로지원인을, 사람이 아닌 기기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각종 보조공학기기를 신청하면 된다. 공단에서 제공하는 각종 취업지원 제도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www.kead.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공·민간부문 장애인 고용, 정원의 2.28%

국내 장애인 고용률(2010년 5월)은 36%, 전체 인구 고용률(60%)의 절반 정도다. 정부가 1990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제도’를 도입했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현행 법에 따라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은 정원의 3%, 민간기업은 2.5%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공공이나 민간부문(근로자 50인 이상)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2011년 기준으로 전체 직원 100명 중 2명(2.28%)밖에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장애인 고용을 달성하지 못한 상당수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이 고용부담금을 내고 있다.

 장애인고용공단은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기업에도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먼저 통합지원서비스는 해당 기업의 장애인 고용 환경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지원 계획을 세워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상시 근로자 50인 이상의 장애인의무고용기업 중 의무고용률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또 장애인을 채용하면서 기업의 각종 시설을 설치하거나 바꾸는 비용에 대한 자금 지원 혜택도 있다. 장애인용 작업 장비를 구입하거나, 장애인 통근용 승합차를 구하려는 경우엔 장애인 1인당 1000만~1500만원씩 기업당 3억원 이내에서 무상 지원한다. 연 3%의 낮은 이자로 최대 15억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도 있다.

 기업이 장애인 근로자를 10명 이상, 상시근로자 중 장애인을 30% 이상, 장애인 근로자 중 중증장애인을 일정 비율 이상 고용하면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인증을 한다. 표준사업장은 5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5% 감면받고, 설립 비용으로 최대 10억원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여건상 장애인을 직접 고용하기 힘들다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만들어 간접 고용하는 방법도 있다. 표준사업장의 발행주식 총수 또는 출자총액 기준 100분의 50을 초과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면 장애인을 고용한 것으로 간주해 부담금을 감면해준다.

 이외에도 장애인고용장려금제도가 마련돼 있어 의무고용률을 초과해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엔 장애인의 근무 기간 등에 따라 1인당 월 15만~50만원을 지원한다. 이성규 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은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을 위한 최선의 복지는 바로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기업이 장애인 고용을 마땅히 이행해야 할 사회적인 책임으로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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