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그는 끝까지 뛰었다" 정옥성 경감 마지막 모습 공개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그는 전력을 다해 끝까지 뛰었다. 강화도 생활 10년이 넘은 그가 밤바다의 위험함을 모를리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 목숨을 저버리려는 시민을 살리기 위해 차디찬 서해바다로 뛰어들었다.

지난달 1일 자살기도자를 구하려다 바다에서 실종된 인천 강화경찰서 내가파출소 소속 정옥성(46) 경감의 마지막 모습이 공개됐다. 16일 유튜브에는 ‘정옥성 경감 그의 마지막 모습’이란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 영상은 당시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 현장에 출동한 순찰차 블랙박스에 찍힌 것이다.

[사진=유튜브 동영상 캡처]

지난달 1일 밤 11시 6분. “자살 의심자 있으니 출동 바람”이라는 112 지령을 듣고 정 경감은 곧장 선착장으로 출동했다. 그곳에서 자살을 시도하려는 김모(45)씨를 발견했다. 김씨는 만류하는 정 경감을 뿌리치고 바다를 향해 선착장 끝까지 뛰어 도망쳤다. 정 경감도 김씨를 전력으로 뒤쫓았다. 급기야 김씨가 바다로 뛰어들었다.

경찰 경력 22년 정 경감은 망설임 없이 찬 밤바다에 뛰어들었다. 그 순간 정 경감이 이겨내야하는 것은 김씨의 어리석은 판단뿐만이 아니었다.

거센 파도 때문에 제대로 발을 디디기도 힘들었다. 넘어지면서도 팔을 뻗어 김씨를 잡으려고 애썼다. 하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두 사람은 파도에 휩쓸려 사라졌다. 현장에 출동한 동료 경찰들이 손 쓸 틈도 없이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김씨의 시신은 이틀 뒤인 지난달 3일 사고 지점에서 30㎞ 떨어진 해안가에서 발견됐다. 50일 동안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정 경감의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18일 오전 10시 인천 강화경찰서에서 인천경찰청장(葬)으로 정 경감의 영결식이 거행된다. 경찰은 영결식 이후에도 수색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1991년 청와대 경호실 지원부대인 서울경찰청 101경비단에서 경찰 생활을 시작한 정 경감은 경찰청장 표창 등 27차례나 표창을 받을 정도로 우수한 경찰이었다. 유족으로는 어머니(69), 부인(41), 아들(고1·16), 아들(중1·13), 딸(중1·13)이 있다.

그는 출동 직전 중1 딸과 카카오톡 대화를 나눴다. “나 새우 먹고 싶어 나중에 새우 먹자”는 딸의 애교 섞인 메시지에 정 경감은 “너 혼자 드셔요. 나는 아냐”라며 장난스런 답을 보냈다. 불과 30분 뒤 그는 마지막 임무 수행을 위해 파출소 문을 나섰다.

이가혁 기자

◆ 동영상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