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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의 사록 남기고 「조선호텔」 폐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7일 상오 9시 53년 그 동안 귀한 손님을 모셔오던 조선「호텔」이 폐업식을 가졌다.
1914년 일본사람에 의해 지어진 조선「호텔」은 그 동안 겨레의 영고성쇠와 함께 늙어온 5백83평짜리 건물을 헐기에 앞서 사화 어린 기물들의 경매준비를 하고 있다.
13일쯤 「호텔」 철거를 맡을 업체입찰로 이어 15일게 열리기 시작할 이 대경매에는 통신시설과 가구 전기기계 그밖에 1백50여 점의 각종 진귀한 물건들이 등장하게된다.
현재 「호텔」 후원에 들어찬 목련, 단풍 등 2천9백여 그루의 정원수와 「에어콘디셔너」 「아이스·박스」 식기류 등은 「타워」 「반도」 등 관광공사 산하 각 「호텔」에 나누어지지만 침대 의자 탁자 「샹들리에」 등만으로도 경매 때 인파의 홍수를 이룰 것으로 관계자는 내다보고 있다. 경매대에 오를 진귀한 물건 중에는 45년 이승만 박사가 쓰던 침대, 「스웨덴」의 「구스타프」 황태자가 앉았던 의자, 「키」 월남수상이 잠자던 침대, 「험프리」 부통령이 푹신하게 앉아 쉬던 「소파」등 각종 침구류와 그밖에 화장대 응접「세트」 각종 액자 등등으로 이름그대로 만물상의 「쇼·윈도」가 펼쳐질 것이라고. 이에 앞서 국제관광공사는 6일 하오 「호텔」의 현관과 팔각정 그리고 「호텔」구석구석에 돼지대가리와 북어·막걸리를 차리고 고사를 지내면서 이 자리에 다시 세워질 현대식 「호텔」의 성업을 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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