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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아스팍」회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제2차 「아시아」·태평양각료이사회(「아스팍」)가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개막됐다. 한국을 비롯한 일본·중국·월남·「필리핀」·「말레이지아」·태국·호주·「뉴질랜드」등 9개국 대표들은 앞으로 3일 간에 걸쳐 지역협력문제와 정치문제를 토의할 예정에 있다.
주지되고 있듯이 「아스팍」은 작년 6월 서울회의에서 고고성을 올렸다. 서울회의에서 「방콕」회의까지 만1년, 이제 동회의는 바야흐로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이 회의의 발전여부는 곧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의 상호협력과 단합이라는 신체제와 연관해서 관계 제국민의 지대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이 회의의 성격과 방향은 아직도 뚜렷하지 않다. 비록 서울회의에서는 무에서 유로, 역사적인 「아스팍」을 창설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창설회의에 그친 인상이 짙다.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은 앞으로의 숙제로 남긴 것이었다.
따라서 이번 회의와 더불어 무엇보다 먼저 제기되는 문제점은 성격의 규정문제가 될 것이다. 원래 「아스팍」은 관계국의 공고한 단결체를 목표한 것이었다. 그러나 서울회의에서는 그와 같은 색채가 관계국간의 의견상충으로 막연하게 되었다. 현실적으로 반공동맹체같은 것이 요구됐으나 관계국중에는 그 어휘조차 기피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또 「아시아」의 가장 큰 위협인 중공을 규탄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회피하려는 나라들의 움직임이 보였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서도 전기한 서울회의의 조류는 그대로 잔존하고있는 느낌이 있다. 9개국 중 일본·「말레이지아」·호주·「뉴질랜드」의 동향과 한·중·비·태·월의 동향은 매우 대조적이다. 특히 일본은 동회의에 대한 방침이 아주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동회의를 실속 없는 자유토론장으로 유지하려는 방침을 내세우고있다.
우리는 「아스팍」이 한낱 외교「클럽」화하거나 유명무실한 회의가 되지 말기를 강력히 요망한다.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프로젝트」(사업계획)를 실천해야 하며 지역국가간의 단합을 실현하는 행동지침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서울회의에서 고려하고 연구하기로 한 경제조정·기술조정·사회문화·상호정보교환「센터」와 일용품 및 비료은행·기술자「풀」 등이 이번 회의와 더불어 실천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또한 정치적 문제로서 중공 및 월남문제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중공의 수소폭탄실험은 「아시아」·태평양지역국가들의 일대위협이 아닐 수 없다. 금차 회의에서는 작년 서울회의와는 달리 중공을 명백히 지적해서 그 폭주와 도발적인 호전성을 규탄해야 할 것이다. 또한 월남문제에 관해서도 월남에 대한 「동정」이나 「자결권」 운운할 것이 아니라 월남에 대한 공산침략을 강력히 규탄하고 그 지원을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공산침략위협에 직면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정세라는 것은 매우 중대한 것이며 현실적으로 냉엄한 것이 있다. 현실에 대처함에 이론에 그쳐서는 안될 것이다. 현실이란 항상 구체적인 것이며, 그에 대처함에 있어서는 역시 현실적인 방안이어야만 한다. 우리는 이번 「방콕」「아스팍」회의를 계기로 그 성격에 있어서나 방향에 있어서 현실적인 기능을 발휘하는 기구로 발전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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