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방 수뇌들의 서울 회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일 거행되는 제6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가하기 위해 우방 각국의 경축 사절들이 속속 입경하고 있다. 경축 사절 가운데는 수뇌급 지도자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 수뇌들이 내한하게 됨으로써 서울에서는 대통령취임식전과 병행하여 관계국간의 고위회담이 개최될 예정에 있다.
즉「험프리」 미 부통령을 비롯하여 좌등 일본 수상, 엄가감 중국 부총통과 「치우」월남 국가 지도위원회 사무총장 등이 내한하게 되었다. 그에 따라 한·미, 한·일, 한·중, 한·월의 회담은 물론 미·일, 미·중, 미·월 등 일련의 연쇄회담이 개최될 예정인 것이다. 대통령취임을 경축함과 더불어 관계 수뇌가 서울에서 회동하여 주요문제들을 진지하게 토의하고 어떤 성과를 거두게되면 그 의의는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첫째로 「험프리」 부통령의 내한은 착잡한 세계정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의 내한은 「글라스보로」에서의 미·소 정상회담과 중공이 수폭을 실험한 직후가 된다.
미·소 회담에서는 중동문제를 비롯한 주요문제들이 토의되었다. 그러나 월남문제가 가장 큰 문제였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동 회담의 내용이 한국수뇌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미 수뇌회담은 월남문제와 직결해서 주목을 끈다. 「험프리」 부통령에 대한 한국국민의 인상은 월남 증파 문제와 연결된다. 이미 채명신 주월 사령관은 2천7백명의 증원을 국방부에 요청하였다. 이 문제의 귀추가 매우 주목을 끈다. 그러나 이 문제와는 별도로 우리는 「험프리」 부통령의 내한을 계기로 주월 한국군의 대우개선, 한국군의 장비강화, 미국의 적극적인 대한재정지원과 BA정책의 완화 등을 다시 한번 희구하지 않을 수 없다. 주월 국군에 국산 「C레이션」이 공급되리란 말이 있다. 주월 국군의 사기에 관한 문제는 시급히 해결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좌등 일본 수상의 내한은 정부수립 후 처음으로 방한하는 일본 수상이라는 점에서 그 정치적 의의는 매우 큰 것이 있다. 한·일간의 국교가 정상화한지 이미 1년 반이 지났다. 그러나 양국간에 해결해야 할 중요문제들은 그대로 남아 있다.
양국간의 경제협력문제를 비롯해서 재일교포의 지위향상문제, 독도문제 등 하나 둘이 아니다. 특히 무역불균형문제와 지지부진한 어업협력자금의 도입문제는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것이다. 또 아직도 독도에 미련을 가지는 듯한 일본의 태도는 유감 천만 한 것이다. 오는 8월 동경에서 한·일 경제각료회담이 개최될 예정이지만 그에 앞선 이번 기회에 원칙적인 해결이 있어야만 할 것이다.
또한 이번 한·일 수뇌회담은 오는 7월 5일부터 3일간 「방콕」에서 개최되는 제2차 「아스파크」회의와 연관해서 주목을 끈다. 제2차 「아스파크」회의에 대한 일본의 방침은 뼈다귀 없는 자유토론장으로 만들어 각국을 구속하는 합의나 결의 또는 구체적인 결론을 배제하려하고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 「아스파크」의 단합정신과 유대강화를 경원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아스파크」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인 협조가 촉구되어야만할 것으로 본다.
그밖에 한중·한일 회담에서도 교역문제, 월남문제, 「아스파크」문제들이 토의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관계국 수뇌들의 서울회동으로 현안의 문제들이 원만하게 타결될 것을 강조해마지 않는 바이다. 또 대통령취임식전과 더불어 관계국간의 우의를 더욱 두텁게 함으로써 자유국가단결의 새로운 포석을 이룩할 것을 기대하여 마지않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