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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가족계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세계에서 제일 가는 부자나라 미국에서도 밑바닥에는 빈곤한 가정이 있고 빈곤한 가정에는 반드시 아이들이 많기 마련이다. 「빈곤과의 투쟁」은 바로 「이산과의 싸움」으로 통한다.
현재 「미국가족계획연맹」은 전국적인 조직을 가졌고 「존슨」정권과 「록펠러」재단, 「포드」재단, 기독교교회, 학계 등의 지지와 성원을 받고 있다.
미국 여성들이 즐겨 쓰는 피임방법은 경구피임정제의 복용과 자궁내에 삽입 장치해 두는 「루프」다. 흰색 「핑크」등 예쁜 알약인 경구피임약은 월경이 시작한 5일째부터 20일간 계속 복용하는데 아침이든 저녁이든 편리한 시간에 한 알씩 먹으면 된다.
「플라스틱」제 「루프」는 전문의사에게 한번 삽입 받으면 2∼3년은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루프」는 경구피임약에 비해 1백% 효과가 없다는데서 매일 먹어야 하는 정제피임약보다 사용자가 적다. 경구피임약이 전 미국에서 5백만인데 비해 「루프」사용자는 20만 정도.
이처럼 절대에 가까운 위력을 가진 「경구피임약」도 약간의 부작용이 말썽이다. 첫째는 복용초기에 느끼는 증상이다. 임신초기처럼 입덧이 나고 불쾌감과 두통피로감 등이다. 그리고 체중이 늘고 피부에 반점이 생기는 사람도 있다. 전문가들은 임신초기와 같은 증상은 3∼4개월 후면 없어지고 체중이 느는 것은 임신의 불안에서 완전 해방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염가에 효과가 확실한 피임기구와 약의 보급,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지 받는 피임 정책은 인간의 성생활과 생산방법이 완전 분리되고 따라서 남녀의 성「모럴」의 혁명도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의 미혼여성의 대부분은 부모나 종교의 교훈대로 건전한 성「모럴」을 지키기도 하지만 반면 「섹스」를 통해서 어른이 된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피임약과 피임기구는 가정에서 대학으로 번져가고, 심지어는 고등학교 학생까지도 「핸드백」속의 상비약으로 피임약이 들어 있을 정도다.
산아제한의 혁명은 미국의 출생율(61년 4백32만명·66년 3백68만명)을 급「커브」로 떨어뜨리기는 했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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