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보석보다 눈부신 시계의 대명사…까르띠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팬더 컬렉션 백, 사파이어 장식의 디아볼로 펜도 베스트 셀러 까르띠에(Cartier)가 국내에서 지금 같은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누리는 데는 시계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보석상으로 출발한 까르띠에지만 국내에서 시계의 매출은 가히 놀라울 정도이다.

국내의 결혼 예물 시장이 그 어느 나라보다 막강하다라는 점도 성장을 가속화 시켰다. 결혼 예물로 특히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시계로는 팬더·산토스·탱크 프랑세즈 등을 들 수 있으며, 이중에서도 탱크 프랑세즈 콤비는 베스트셀러로 손꼽힌다.

까르띠에의 3대손이었던 루이는 뛰어난 심미안을 지닌 사업가로 유독 고급 액세서리와 시계 제작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그의 주위에는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디자이너 샤를르 자꼬, 최고의 벽시계 제작자 모리스 꾸에, 시계 제작자 에드몬드 예거, 예술적인 감각을 지닌 쟌느 투상 등이 포진하여 그의 사업적 감각이 현실화 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모리스 꾸에와 자꼬가 미스테리 클락은 물론 까르띠에 소장의 6개의 현관 모양 시계, 12개의 중국식 탁상 시계 등의 걸작품을 창조해낸 것이 한 예다.

까르띠에가 손목시계를 처음 선보인 것은 1888년. 그러나 까르띠에가 본격적으로 시계 산업에 화려한 이력을 보태기 시작한 것은 1911년 산토스의 런칭부터. 가죽 끈으로 된 까르띠에 최초의 남자용 손목 시계였던 산토스의 원형은 1904년 브라질 비행사인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을 위해 선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지금까지도 엄청난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탱크 시계 역시 제1차 세계대전 중 연합군의 탱크 부대원들을 기리기 위해 디자인된 것이었다.

시계가 인기를 얻는 가장 큰 이유는 이처럼 세월이 지나도 싫증 나지 않는 세련되고 예술적인 디자인 때문이다. 20세기 초에 디자인된 시계들이 여전히 사랑받는 다는 사실은 ‘전통’이 갖는 커다란 힘을 실감케 한다. 자그마한 보석 장식 하나에서도 엿볼 수 있는 세밀하면서도 치밀한 마무리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

보석과 시계만으로 까르띠에를 말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버클에 섬세한 팬더가 장식된 팬더 컬렉션 백은 대표적인 가죽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까르띠에는 라이터를 럭셔리 상품으로 만드는 데도 일조를 했다. 지난 1968년 로베르 오끄의 주도 아래 출시된 최초의 오벌형 라이터는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며, 라이터도 럭셔리 마켓의 상품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뚜껑에 사파이어가 장식된 디아볼로 펜은 까르띠에의 남성 고객들이 특히 사랑하는 제품. 비즈니스맨들이 즐겨 사용하는 디아볼로는 세련되면서도 클래식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재질의 사용으로 인기를 지속시키고 있다. 이외에도 향수·스카프 등에 이르기까지 까르띠에는 폭넓은 제품으로 고객들을 만족시킨다.

전통과 예술을 브랜드의 기반으로 하고 있는 까르띠에인 만큼 메세나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984년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을 설립하여 현대예술가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맺어 왔으며, 각종 예술 후원을 통해 세계 시민으로서의 까르띠에의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현재 피아제·바쉐론 콘스탄틴 등의 브랜드가 속해 있는 리쉬몽 그룹의 핵심 계열사의 하나인 까르띠에는 주얼리와 시계 분야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계속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갤러리아 명품관 부띠끄를 비롯하여 총 6개의 부띠끄를 운영하고 있다.

출처:이코노미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