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시즌 2승에 통산 100승…3타수 3안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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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브 류스, 류게릭, 류얼 몬데시, 켄 그리피 류니어…. LA 다저스 팬들은 14일(한국시간) 류현진(26·LA 다저스) 별명 붙이기에 심취했다. 다저스는 트위터를 통해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류현진의 새 별명을 소개했다. 베이브 루스와 루게릭, 라울 몬데시, 켄 그리피 주니어 등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전·현역 타자들의 이름 속에 류현진의 ‘류(Ryu)’가 들어갔다. LA 타임스는 “베이브 류스가 14일 7-5 승리를 이끌었다”고 표현했다. ‘타자 류현진’에 대한 놀라움의 표현이었다.

류현진이 14일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말 역투하고 있다.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으로 시즌 2승째이자 한·미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피닉스 AP=뉴시스]

 ◆100승 투수, 한 경기 3안타=류현진은 14일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3실점·9탈삼진의 호투로 시즌 2승을 올렸다. 한국에서 98승을 거뒀던 그는 개인 통산 100승을 채웠다. 메이저리그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2.89다.

 류현진은 이날 9번 타자로 나서 3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3안타 모두 2011년 내셔널리그 다승왕(21승) 이언 케네디(29)를 상대로 쳐냈다. 류현진은 3회 초 1사 후 케네디의 150㎞짜리 강속구를 받아 쳐 우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만들었다. 5회 초에는 중전안타를 쳤고, 6회에는 152㎞짜리 공을 우전안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은 맷 캠프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메이저리그 첫 득점도 기록했다.

 다저스 더그아웃에서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잭 그레인키가 등판했을 때 (류현진을) 대타로 써도 되겠다”고 농담했다. 류현진은 “나도 놀랐다. 고교 때도 한 경기에 3안타를 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투수 실버 슬러거 후보?=다저스에서 투수 3타수 3안타는 1999년 6월 26일 카를로스 페레스 이후 14년 만에 나왔다. 박찬호는 샌디에이고 시절인 2006년 5월 16일과 6월 3일, 두 차례 3안타를 쳤다.

 류현진의 현재 타율은 0.429(7타수 3안타)다. 다저스 투수 중 “타격에 가장 소질이 있다”고 평가받은 커쇼(0.286·7타수 2안타)보다 안타 한 개를 더 쳤다. 류현진의 팬들은 벌써부터 ‘투수 실버 슬러거’를 언급한다.

 메이저리그는 매년 감독과 코치의 투표로 포지션별 최고 타자인 실버 슬러거를 선정한다. 내셔널리그는 투수 중에서도 실버 슬러거를 뽑는다. 아메리칸리그는 76년부터 지명타자 제도를 썼지만 내셔널리그는 ‘야구는 9명이 한다’는 원칙을 앞세워 투수를 타석에 세운다. 투수들의 평균 타율은 0.150 내외다. 타율 2할대에 홈런을 친다면 실버 슬러거 후보로 떠오른다.

 류현진은 동산고 시절 ‘좌투우타의 특이한 선수’로 주목받았다. 고교 통산 61타수 18안타(타율 0.295)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하지만 이미 감을 찾았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타격이 기대 이상이다. ‘장난치는’ 수준이 아니다. 파워포지션에서 히팅포인트로 가는 순간이 짧다. 다른 팀들도 타석에 선 류현진을 경계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남직 기자

▶류현진의 말=안타를 쳐서 기분이 좋다. 득점으로 연결돼 더 좋았다. 마운드는 물론 타석에서도 최선을 다하겠다. 아직 내 타격은 클레이턴 커쇼에 미치지 못한다. 커쇼는 이미 홈런을 치지 않았나. 개인 통산 100승은 큰 의미는 없다. 등판할 때마다 이기는 게 목표다. 오늘은 직구·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4개 구종을 모두 던졌다. 상황에 맞게 잘 들어가는 공을 택했고 잘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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