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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이 본 김구라 … 김구라가 본 강용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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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강용석과 김구라. 상상하기 힘든 조합이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 이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았던 강용석이 요즘 TV에 자주 보인다. 썰전 등 고정 프로그램만 2개인 데다 최근 인터뷰와 방송 섭외 요청이 줄을 잇는다. ‘강씨가 나오니 볼 맛이 난다’ ‘볼매남(볼수록 매력 있는 남자)이 따로 없다’ 등 네티즌 반응도 뜨겁다.

 ‘예능계의 독설가’로 불리는 김구라 역시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지냈다. 과거 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진행하던 방송을 모두 중단했다. 둘 다 ‘말로써 물의를 빚은 남자들’이란 공통점을 가진 셈이다. MBC에서는 아직도 김구라의 출연을 보류 중이고, 강용석은 지난해 총선 때 4.3% 득표율로 낙선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중에게 가장 ‘핫한’ 두 남자. 이들을 지난 8일 JTBC ‘썰전’ 녹화 대기실에서 만났다.

 - 처음 섭외 요청이 왔을 때 어땠나.

 강: ‘프로그램에 이용만 당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운혁 CP가 ‘이용해야 한다. 살아남는 건 당신 몫’이라고 하더라. 재밌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욕심도 났다.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다.

 김: 여 CP한테 강 변호사랑 같이하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화성인 바이러스’에서 ‘고소남’으로 처음 봤는데 뭐 이런 사람이 다 있나 싶었다. 프로그램을 같이하다 보니 예능감이 엄청나다. 끼가 있다.

 - 김구라를 ‘예능 멘토’로 모신다던데.

 강: 말 받아치는 건 정말 세계 최고다. 공부해야 할 정도다. 방송하면서 많이 배운다. 특히 비유가 끝내주는데, 얼마 전 비자금과 탈세 의혹으로 사퇴한 한만수 전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해 ‘보신탕집 하시던 분이 애견보호협회장이 된 꼴’이라고 말한 건 진짜 압권이었다.

 - ‘썰전’은 동료들에게도 화제다. 갈등은 없나.

 김: 이미 첫회부터 강호동·유재석·신동엽이란 거대한 산을 넘었다. 방송 나가고 ‘네가 뭔데 그런 얘기를 하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런데 다들 내가 ‘무조건 까려고’ 하는 게 아닌 걸 아니까 응원 전화도 많이 해준다. 얼마 전에는 이훈이 전화해 ‘형, 썰전 너무 재밌다’고 하더라. 시청률 안 나오면 반응도 없다.

 강: 그래도 다들 재미있어 하고 좋아해 준다. 지난번 각국 대사 임명 얘기를 하며 ‘중국 가서 중국 특집 하고 싶다’고 했더니 바로 권영세 주중 대사에게서 ‘중국 특집 한번 합시다 ^^’라는 문자가 왔다. 방송 나가고 있는 중인 밤 11시 넘어서였다. 생방으로 봤다는 게 중요하다(웃음).

 김구라는 “맡고 있는 프로 중 썰전에 제일 애착이 간다”고 했다. 강용석도 마찬가지다. 최근 둘의 공동 목표가 생겼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 볼 때까지 썰전을 화제의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것. 높은 시청률은 기본이다. 강용석은 “예능계의 무자식 상팔자가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김: 목요일 밤 11시대 볼 프로그램이 우리밖에 없다. 청와대 참모진이라고 별수 있겠냐. 대통령 귀에 들어가게 하겠다.

 강: 시청률이 최우선이다. 국민이 보는 프로그램은 무조건 보시지 않겠나. 앞으로 더 ‘털어서’ 시청률 쫙 끌어올리겠다.

송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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