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무원 신문 판공실이 11일(이하 현지시간) 관영 신화통신을 통해 발표한 이 보고서는 '세계 인권심판관' 역할을 자처하는 미국에 반격을 가하고 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정부의 '이중 잣대'를 비난하면서, 지난 3월 4일 발표된 미 국무부 보고서는 "세계의 여러 국가와 지역의 인권 상황을 왜곡한 반면 미국의 자국내 인권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고 밝히며 " 심각한 인권침해 행위가 존재하는 곳은 바로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미 국무부 민주 인권 노동국이 실시한 연례 평가로 나온 미국 측 보고서는 중국을 최대의 인권 침해국 중 하나로 지목하며 "중국 정부가 심각한 인권 남용을 수 없이 저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중국 당국이 "정부 권력이나 국가 안정성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나 단체를 신속히 억압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보고서는 이에 대응해 미국의 인권 존중이 부족한 6개 세부항목을 나열했다.
미국적인 가치
당시 부시 대통령은 베이징 명문 칭화대 학생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미국은 남성과 여성 모두가 꿈을 성취할 기회를 가지는 자유 국가"라고 말했다.
이 모델을 거부한다는 뜻으로 보이는 이번 중국측 보고서는 미국에서 폭력 범죄가 횡행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이는 '폭력을 미화하는' 매체 문화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또 미국이 지난 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탈락했음을 특별히 언급하며, 이는 미국이 인권 문제 같은 쟁점들에 이중 잣대와 일방주의를 강요하는 태도가 주변국들의 심한 반발을 얻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사회에서 '좀처럼 낫지 않는 질병'인 경찰의 만행과 불공정한 법정 판결 사례들을 열거하며 미국 사법 체제를 공격했다.
"미국에서는 고문과 자백 강요가 널리 이뤄지고 있으며 오심으로 사형대에 오르는 죄수의 수가 여전히 많다."
보고서는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결국 판결이 잘못됐음이 밝혀진 이 죄수들은 '무시무시한 정신적 상처'를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측 보고서는 "중국의 사법 체제는 범죄 피의자들의 기본적인 법적 보호 수단과 정식 절차를 무시한다. 중국 정부가 법규를 준수하거나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보다 공공 질서를 유지하고 적대 세력을 억압하는데 우선 순위를 두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인종 갈등
중국 보고서는 또 미국의 빈 부층 간의 괴리를 '심각한 문제'로 평가하며 강조한 후, 가장 심각한 인권 문제는 인종 차별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미국의 흑인 실업률은 백인의 두 배이며, 감옥에 갇히는 흑인은 백인보다 훨씬 많다고 전했다.
특히 유색인 죄수는 같은 범죄를 저지른 백인보다 2-3배 가혹한 형벌을 받는다고 적시한 유엔 조사 결과를 언급했다.
인종 부분과 관련, 미 국무부는 중국이 소수 민족에 대해 심각한 인권 남용을 저지르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
미국 보고서는 중국이 최근에 벌인 '범죄와의 전쟁'은 표면적으로는 범죄를 겨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적대세력과 분리주의자들을 단속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