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부쩍 공들이는 청와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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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박근혜 대통령이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의 생일(12일)을 축하하기 위해 보낸 난 화분이 11일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에 놓여 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은 11일 국회 민주통합당 대표실을 찾아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난을 전달했다. 문 위원장은 12일 68번째 생일을 맞는다. 이 수석은 “박 대통령이 직접 생일을 챙기라고 했다”며 축하 인사를 했다. 난 화분에는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대통령 박근혜’라고 쓰여진 리본이 달려 있었다. 이에 문 위원장은 “정무수석이 잘하신다”라고 덕담을 했다고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이 전했다. 5분간 이어진 환담에서 문 위원장은 이 수석에게 “개성공단 재가동과 안보 위기 해소를 위해 대북특사 파견 등 선조치를 하는 것이 좋다는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문 위원장의 생일인 12일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와 야당 소속 상임위원장 등 모두 21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저녁을 함께하기로 했다. 이뿐만 아니라 오는 16일엔 야당 소속 상임위 간사들과의 만찬도 예정돼 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상임위 간사들이 모두 만찬에 참석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청와대의 태도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0일 청와대는 민주당 지도부와의 회동 소식을 언론에 미리 알리지 않고, 문 위원장이 미리 발표하도록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인사 문제로 여론이 좋지 않고 야당과도 갈등이 커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안보·민생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에게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청와대와 야당의 갈등 국면이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꼬인 실타래가 풀리길 바란다”고 했다.

강인식·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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