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주요 수사 개입 않을 방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채동욱(사진) 신임 검찰총장이 총장의 권한을 일선에 대폭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요 사안에 한해 ‘큰 방침’을 정하겠다는 전제가 있긴 했지만 채 총장의 이번 지시로 검찰의 사건 처리 관행이 바뀔지 주목된다. 지금까지 일선 검찰청의 주요 사건 처리 방향은 검찰총장이 직접 결정해 왔다.

 채 총장은 지난 9일 검사장급 이상 고위 간부 보직변경 신고식에서 “총장 권한을 일선에 대폭 위임하되 결과에 대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채 총장은 “일선에서 입장을 제시하지도 않고 모든 결정이 가능하다는 식의 보고서를 보내 총장의 결정에 의존하는 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채 총장의 이번 발언은 주요 사건에 검찰총장이 가능한 한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지금까지 고위 공직자나 재벌총수 등이 연루된 사건에서 검찰총장과 일선 수사팀의 의견 대립이 발생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SK그룹 최태원 회장에게 수사팀 의견보다 낮은 형량을 구형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채 총장은 형식에 치우친 보고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불필요한 보고는 생략하고 보고하는 경우에도 분량을 최소화하겠다”며 “보고에 치중하다 사건의 실질적 해결을 소홀히 하는 우를 범하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한 상황에서 검찰 본연의 임무에 만전을 기해 달라”며 ▶자유민주체제 위협 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 ▶선택과 집중에 따른 부정부패 척결 ▶민생침해사범 단속 ▶인권보호 등을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