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 유례없는 해중능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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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무왕의 해중능침은 지상의 모든 무덤 양식과 달라, 세계에 유례없는 구조다. 바다에 장사하는 법엔 화장한 재를 홑뿌리는(산골)데도 있으나, 이 경우는 바다 위에 솟아있는 암초 한 가운데에 못과 수로를 파고 그 못 속에 홍골했기 때문이다.
바위섬은 길이 15미터, 높이 8미터로 괴석이 쭈뼛쭈뼛한 암산. 대왕암이라 일컫는다. 그 중앙을 깊이 떼 내어 못을 이루고 동서남북으로 네 문을 내었으니 파도가 동문수로를 통해 들어오면 그 분량만큼의 물이 서문으로 흘러내린다
그 못의 수면 30센티 깊이에 거북모양의 거대한 개석(길이 3.5, 폭2, 높이 1.5미터)이 정남을 향해 엎드렸다.
개석 밑엔 문무왕의 화장한 유골을 봉안한 석실과 사리장치가 있겠으나 이번 조사는 거기까지 미치지 못했다. 어쨌든 문무왕릉은 해중이란 점이 다를 뿐 고대 사리탑 내지 목탑과 같은 조영양식임을 알 수 있다.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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