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고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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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사진」과 실 인물이 대결한 이색싸움터.
대중당 당수 서민호씨의 갑작스런 옥중 낙향출마로 4년간 기반을 닦아 안전권에 있던 신진기예의 공화당 의원 신동식씨에겐 뜻밖의 사건.
반공법 위반혐의로 투옥, 용산구 출마설이 떠돌던 서씨가 서울교도소에서 그의 선거사무장 정문갑씨에게 입후보등록을 지시한 것은 마감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신·서 두 후보의 참모들은 월파의 고흥 출마를 싸고 한바탕 입씨름. 서씨 측은『고흥 군민들의 출마종용에 따른 것』이라고 하고 신씨 측은『출마할 선거구가 없어지자 버려 두었던 고향에 다시 찾아온 것』이라고 반박.
대중당 당원들이 서울에서 내려와 운동을 시작한 서씨 측은 지난 두 차례 이곳에서의 당선실적(2, 5대=고흥을구)을 앞세워 구명운동으로 호소하고 있지만 자금사정이 여의치 못한데다 고향을 비운 기간(5년)이 너무 길었다는게 약점-.
한편 복병을 만난 것 같다는 신 의원은『월파 선생과의 오랜 정분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선거에 임하는 입장이 퍽 난처하게 되었다』면서 조직력을 다지기에만 주력-.
서·신 양씨의 관계는 신씨의 부친이 제헌·2대 국회의원선거 때 두 번이나 서씨의 선거사무장을 지냈고 신씨 자신은 부산정치 파동 후인 52년 월파가 대구형무소에서 병고로 고생하고 있을 때 서씨를 몇 차례 찾아가 돌봐준 일이 있는 오랜 친분.
서씨의 선거운동원들은『서씨를 당선시켜야 감옥에서 구해낼 수 있다』는 구명운동으로 유권자들에 호소작전을 쓰고 있고 신 의원 측도 여기에 맞서『젊은 사람이 이번에 떨어지면 앞으로 자랄 길이 막혀 버리니, 이미 정계의 거물급 인사인 월파보다는 우리 고장의 젊은 사람을…』하는 호소작전.
이밖에 신민당에서 정기영씨가 나섰지만 주로 부녀자 층의 동정표에 기대하면서 리·동 자연부락까지 파고드는 서씨 측의 침투력과 1만2천명을 넘는 공화당 조직에다 송씨·유씨·정씨·박씨·김씨 등 이 고장의 대씨족 등 혈연관계를 엮은 신씨 측 조직력이 겨루는 틈바구니를 뚫지 못해 고전.
결국 노골적으로 맞서볼 수도 없고 인신공격을 할 수도 없는 이 지구 특색 때문에 겉으로는 평온한 이곳의 대결은 옥중 노 정객에 대한「동정」의 크기와 소장 정치인에 대한「기대」의 크기에 따라 판가름날 공산-. <윤기병 기자>
◇후보자
⑤서민호(64·대중) ⑥정기형(39·신민) ⑦신동식(41·공화)
◇5·3선거득표 상황 박정희=48,972 윤보선=36,517
◇63년 총선 득표상황 신동식(공화당) 32,778표 송경섭(국민의 당) 17,006표(외 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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