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송·프랑소아」를 맞으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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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는 그동안 수많은 외국「피아니스트」를 대해왔다. 그러나 과연 그들이 현대 「피아니스트」의 특징을 제시했었던가 하는 점에서는 속답이 안나온다. 오는 11일 내한 연주하는 「상송·프랑소아」의 「피아노」를 56년에 들어본 나에게는 우선 한국「팬」에게 오늘의 「피아니스트」가 어떤 것이라는 것을 자신 있게 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기쁨이 앞선다.
「에르그·데무스」 「파도라·스코다」와 함께 「유럽」「피아노」계의 3귀재라고 「가보트」가 말했듯이 「프랑소아」는 분석하는 연주가가 아니라, 창조하는 연주가인 것이다. 시인의 직감으로 느끼는「피아니스트」이기에 그의 연주에는 설계나 계산이란 것이 없고 항상 새로운 즉흥의 정신이 펼쳐 나간다.
이번 연주회에서「베토벤」 「쇼펭」 「리스트」를 들어보면 확증과 공명이 되지만 「열정 소나타」에서는, 고고한 혼이 들려주는 벅찬 감명으로 일관되었으며 「리스트」의 「소네티」에서는 「피아니스틱」한 감각의 쾌감이 남성적 호방 속에 수놓아질 것이다.
더구나 「쇼펭」연주가로서의 그의 시적 특질은 「쇼펭」을 우아와 세련미로 다듬는 가운데 극적인 힘과 정열의 저력을 간직하면서 장식음을 가장 효과적으로 다루어 독자의 경지를 자랑할 것이고 「스켈조」 제2번에서는 형식에 구속 안 받으면서 「코다」의 분방한 처리가 뛰어날 것이다. <음악비평가>

<레퍼터리>
▲전주곡과 「푸카」 A단조… 「바하」 작곡·「리스트」 편곡 ▲「피아노·소나타」제23번F단조「열정」… 「베토벤곡」 ▲「페트랄카·소네티」… 「리스트」곡 ▲초절기교용연습곡 제10번F단조… 「리스트」곡 ▲야상곡 제3번B장조… 「쇼팽」곡 ▲「스켈조」제2번B「플랫」단조… 「쇼팽」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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