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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에「뺏긴」수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요즘 각종 행사에 학생동원이 많아 정규수업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어 법정 연간 수업시간인 2백30일을 채우기 위해 방학이 줄어들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새해 들어서만도 「뤼프케」 서독 대통령, 태국·호주 수상 방문 때에 서울시내 전 중·고등학생이 동원 된 것을 비롯해 영화 「팔도강산」의 집단관람은 말썽마저 났었고 「발지전투」라는 영화도 집단으로 관람하는 등 학원 안에서의 차분한 수업시간이 많이 깎이고 있다.
심지어 5일에 있었던 어린이날 가장행렬에는 「메이커」들이 상품선전을 곁들인 행사에 일부학교 「밴드」가 나서 빈축을 사고 있는가 하면 7일에는 귀국하는 여자농구 「팀」의 환영을 위해 또다시 거시적인 학생동원이 문교부로부터 지시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시교위 중등교육과 장학담당관은 외국 원수의 방문의 경우는 국가적인 행사인 만큼 학생동원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지만 환영·환송 때문이 아니고 원수가 서울에 머물러 나들이를 하는 동안 수시로 학생을 동원하여 수업을 크게 외면하는 것은 좋은 일은 못된다고 말하고 있다.
6일 문홍주 문교부장관은 학생동원의 기준을 정하여 쓸데없이 수업시간을 소모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각 시·도 교육위에 지시했다.
문 장관은 『외국 원수를 환영하는 경우는 부득이 하지만 그밖의 수업시간 중 학생동원은 반드시 교육감의 사전 승인을 받으라』고 시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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