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당신은 「재퍼니즈」(일본사람) 입니까? 「차이니즈」(중국사람) 입니까?』 외국에서 만난 누가 이런 질문을 하더란다. 대답할 사람은 기분이 좀 상했다.
『당신은 그럼 「멍키」(원숭이) 입니까? 「동키」(당나귀) 입니까?』 했다는 것이다. 반문한 사람은 무슨 「니즈」도 아닌 바로 「코리언」(한국인) 이고, 질문을 한 사람은 「동키」도 「멍키」도 아닌 「양키」(미국인)였다. 국적이 밝혀지고 나서도 한다는 말은 「오! 코리언·워』(한국동란).
어느 외국을 다녀오는 사람이건 국위의 선양을 급선무로 친다.
이번 국제 광장에서 당당 세계 제2위를 하고 개선하는 여자농구「팀」은 그런 의미에선 건국공로 훈장감이다. 바로 공산권 안에서 고군분투한 것만 해도 그렇다. 소「팀」에 석패한 것은 애석하지만 그래도 그것 못지 않은 기쁨이 있다.
고국에선 실황중계도 아니고 겨우 아득하게 들리는 외국방송에 귀를 모으고, 그것의 청취실황중계나 들으며 손에 땀을 쥐고 가슴을 죄었다. 「스포츠」는 누구에게나 조국애를 일깨워 준다. 정부는 군색하지 않게 이들의 귀국 환영비를 1백만원이나 보조했다.
여자농구는 앞으로도 진일보할 전망이 보인다. 우선 관객동원에 그들은 보다 좋은 조건을 갖는다. 「스타·플레이어」도 속속 뒤를 잇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스포츠」가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별로 나쁠 것은 없다. 그것은 활기와 의욕을 갖게 하는 자극도 될 수 있으니까.
답답하고 울적한 세태 속에 묻혀 살수록 그런「통쾌함」이 아쉽다. 때때로 이런 기쁨을 맞는 감격은 여간한 크기가 아니다.
그것은 고급한 정서가 아니다. 오히려 서민적이고, 대중적이고, 보람있는 건강한 국민정서인 것이다. 대통령 선거가 바로 끝난 뒤의 허탈상태. 때마침 귀국하는 개선장군들의 「퍼레이드」. 극적 효과이지만 싫지 않다. 누구나 깃발이라도 흔들어 주고 싶은 심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