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연기 … 연재의 봄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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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아프지만, 잘 참아냈다. 성과도 기대 이상이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9·연세대·사진)가 7일(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올 시즌 첫 국제체조연맹(FIG) 월드컵에서 개인종합 예선 리본 종목 5위(17.100점)를 차지했다. 전날 볼(4위·17.200점)에 이어 또다시 17점대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상위 8명이 진출하는 종목별 결선에도 후프·볼·리본 세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세 종목에 곤봉(26위·15.000점)을 합한 개인종합 성적은 9위(66.200점). 곤봉에서 잇따른 실수로 지난해 런던 올림픽 당시 순위(5위)엔 미치지 못했지만, 손연재는 어려운 여건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 출전 포기를 고려했을 만큼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았고, 올해 초 다친 발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손연재는 올 시즌 네 종목 모두 한층 난이도 높은 프로그램으로 세계 정상권 도전에 나섰다. 그러나 새 프로그램이 몸에 익지 않아 완성도가 떨어졌다. 바뀐 채점 규정에 익숙해지는 것도 과제였다.

 손연재의 이번 대회 목표는 ‘전 종목 16점대 달성’이었다. 예선 마지막 종목이었던 곤봉에서 집중력이 떨어졌을 뿐, 손연재는 사실상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특히 지난 대회에서 실수가 잦았던 볼에선 음악을 교체하는 승부수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부드러운 선율의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 대신 익숙한 곡인 프랭크 시내트라의 ‘마이 웨이’를 택해 관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올 시즌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완성도 높은 연기를 보여드리겠다”는 손연재는 목표를 향해 흔들림 없이 달리고 있다.

손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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