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성 귀국전|현대 감각 살린 문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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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10윌 미국서 돌아온 동양화가 월전 장우성화백은 해외풍조의 수선을 피우지 않고 아주 조용한 귀국 발표전을 열었다(10∼17일 신세계 전시장) 과묵한 장화백이 모처럼 마련한 개인전이요, 아마 10여년만에 갖는 3번째 개인전인 것 같다.
출품27점 중에는 체미 3년간의 작품 8점도 곁들여 그간의 경향을 보여줘 이채. 「워싱턴」과 「버니지아」의 따스한 풍경을 「스케치」 하고 있으니 그의 관심은 역시 「오추」. 창에 비치는 달빛에서 고국의 가을밤 풀벌레 소리를 듣고 있었다.
작품은 거의가 문인화. 『동양화의 가장 동양적인 맛은 문인화에 있다』는 그는 거기서 현대적인 감각을 살리려는 노력이 이번의 성과이다.
걸어 놓고 보니 채색이 더 짙어 졌다고 하지만 장화백은 성격 그대로 은은하고 차분한 담색으로 여유있는 화면을 구성했다. 그러면서 애교로 곁들인 미물묘사는 세화. 작가적인 폭을 보여 그것이 조금도 간지럽지 않다. 그는 해외풍조의 겉멋에 말려들지 않고 돌아왔다. 당분간은 교단에도 되돌아가지 않고 서실을 지키겠다는 열의에 부풀어 있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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