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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에 서광 - 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아직도 암에서 사는 길을 조기발견에 의한 조기수술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암을 고칠 수 있는 약의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암 화학 요법에 대한 기대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약으로 암을 고칠 수 있는 시대가 반드시 온다고 내다보는 학자들까지 나타날 만큼 최근의 이 분야의 발전은 눈부신바가 있다.

<일본 암「센터」목촌 박사의 연구>
지난 4월1일부터 3일간 일본 명고실에서 열렸던 제17차 일본 의학총회에서 일본의 한 임상의는 암 약으로 유암환자를 고친 예 등 암 약을 써 본 4백 환자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암 약에 대한 평가를 더한층 높여주었다고 한다.
그러한 연구를 한사람은 일본 국립 암「센터」병원의 임상검사 부장인「기무라」(목촌희대)박사. 그는 내과를 전문으로 하는 고명한 의사다. 「기무라」박사가 의학총회 화학요법「심포지엄」에서 발표한 연구제목은『제암 효과를 규정하는 제암제의 혈중농도와 양에 대해서』였다. 내용은 환자의 상태나 암이 커진 상태에 따라 어떤 제암제를 어떤 방법으로 주면 효과가 나는가를 연구해 본 것으로 전이된 암을 없앤 지 4년 반이 지났는데도 아무 이상이 없는 임상 예까지 있어 크게 주목을 끌었다고 한다.

<주2회씩 맞아>
그 임상 예란 이렇다. 8년 전에 한 여성(당시 59세)이 유암수술을 받았다. 3개월만에 퇴원하여 2년 간 방사선치료를 계속 받았으나 완쾌는커녕 2년 뒤엔 암이 임파선과 폐로 전이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그리하여 일본산인「마이토 마이신 C」에 의한 화학요법을 받게 되었다. 포도당 주사 모양 긴 시간에 걸쳐 조금씩 혈관 내에 점적 하는 방법을 썼다. 1주일에 2회씩 도합 10회에 걸쳐 1회에 9「밀리그램」씩 도합 90「밀리그램」을 투여했다.
종래의「마이토 마이신 C」의 투여 한도는 40「밀리그램」으로 정해졌던 것이니까 2배 이상을 주입했던 셈이다. 그런지 2개월 뒤에는 전이 됐던 암이 폐와 임파선에서 종적을 감추었고 4년 반이 지난 지금도 70 가까운 그 사람은 농사일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의학계 크게 주목>
「기무라」박사는 암「센터」개소 이래 5년 동안에 약 4백 예에 대해 화학요법을 연구해오다가 이번에 그 집대성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기무라」박사는 발표 뒤에 상당히 신중한 태도로『나았다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적어도 지금 단계에서는 듣는다고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기무라」박사의 발표내용에 대해서『그런 병례는 조금만 찾으면 어디에나 있는 것』『기무라 발표는 시기상조』등등의 비판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 암 학계의 최고권위인 길전부삼 박사 등 많은 전문가들이 주목할만한 연구라고 말하고 있다고 한다. 사실 이제까지 암 약이 여러 종류 개발되어 나왔지만 그 효과에 대해서는 큰 기대를 갖지 못했었다.
모두가 암세포에 대해서 파괴를 하거나 그 성장을 막는 작용을 하긴 하지만 동시에 정상세포에 대해서도 해를 주어 마음놓고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정상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는 약이 아니면 암을 고칠 수 없다고 생각하게까지 되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새로운 암 약은 계속 개발됐고 그러는 한편으로 종래의 암 약을 3종 내지 4종 병용하는 방법이 연구되었다.
예를 들면「마이토마이신」「엔도키산」「테스파인」「토요마이신」등 약을 섞어서 써본 결과 그 효과는 「1+1=2」이상으로 나는 반면 독성은 훨씬 줄어드는 사실도 알게됐다.
그리하여 암 화학 요법에 대한 평가는 크게 달라져 수술, 방사선과 별도로 암을 치료하는 유력한 방법으로 등장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걸게까지 됐다.
그러던 차에「기무라」박사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자 그 희망에 부채질을 해 주는 결과가 되었던 것이다. 「기무라」박사의 말대로 아직은 치료한 게 아닌지 몰라도 그러한 연구가 바탕 되어 암을 약으로 고치는 시대가 쉬 올는지도 모른다고 일본의 어떤 암 전문가는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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