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 공격 내주중 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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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이라크가 유엔의 무장 해제 결의를 사실상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유엔 무기사찰단이 보고함에 따라 미국의 이라크 공격 주장이 명분을 얻으면서 이르면 다음주에 개전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통신은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27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과 벌인 줄다리기도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그는 "이라크가 무기사찰에 적극 협력하지 않은 것은 무장 해제를 선택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주에 유엔 협의를 거쳐 적당한 시간에 다음 단계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월 장관은 이어 "9.11 테러 배후인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알 카에다 조직과 이라크의 관계를 입증하는 정보를 곧 공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보유에 대한 추가 정보를 무기사찰단에 제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날 "이라크가 유엔 사찰이 개시되기 직전, 대량파괴무기 개발 증거를 은닉하는 명령을 내렸다는 정보기관의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보도했다.

존 네그로폰테 유엔 주재 미국 대사도 "이라크가 보유 무기를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았고, 사찰단에 적극 협력하지 않는 등 두가지 모두 불합격"이라며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이 며칠 내에 이라크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제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이라크 사찰 기한 연장에 대해서는 행정부가 2주 정도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미 관리들이 전했다.

파월 장관과 네그로폰테 대사는 안보리 이사국을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번주에 영국과 이탈리아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부시 대통령은 28일 국정 연설에서 이라크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군사행동 필요성을 역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7일 한스 블릭스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위원장은 안보리 보고에서 "이라크가 생화학무기 보유 실태를 정확히 공개하지 않는 등 오늘까지도 무장 해제를 요구한 유엔의 결의를 진정으로 수용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뉴욕.워싱턴=심상복.이효준 특파원 <sims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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