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29달러 넘으면 자동차 10부제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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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원유의 최근 10일치 평균 가격이 배럴당 29달러(두바이산 기준)를 넘어설 경우 석유수입 때 물리는 부과금을 내리는 등 시장 개입에 나서기로 했다.

또 원유 가격이 배럴당 29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기름 사정이 악화될 우려가 있으면 승용차 10부제를 강제 시행하는 등 본격적인 에너지 절약책을 시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28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경제안정화 대책'을 보고했다.

정부는 최근 몰아닥친 한파 때문에 국내 전력용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당초 계획치를 웃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발전용 LNG를 난방용으로 전환하고 국제시장에서 물량을 더 확보해 수급차질을 막기로 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영국의 민간 경제연구소인 세계시장연구센터(WMRC)는 이라크 전쟁이 발발해 오래 간다면 배럴당 35달러 수준의 고유가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되고,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의 유전이 공격을 받는 최악의 경우에는 7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두바이산 원유의 최근 10일치 평균가격은 27일 현재 28.46달러로 유가 오름세가 이어지면 5~6일 후에는 대책이 발동되는 기준점인 배럴당 29달러선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대책에 따르면 정부는 1단계로 29달러에 못미치는 상황에서는 LNG 사용량을 15% 이상 줄일 때 ㎥당 20원씩을 돌려주는 'LNG 15/20 제도'를 시행하는 등 자발적인 절약을 유도하기로 했다.

2단계(29~35달러 미만)에서는 ▶원유.석유제품을 수입할 때 ℓ당 14원씩 부과하는 수입부과금을 8원으로 내리고▶관세를 원유는 현행 5%에서 3%로, 석유제품은 7%에서 5%로 내리기로 했다. 35달러를 넘는 3단계에서는 비축유 방출, 수급조정명령 발동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정부는 특히 2단계부터 필요할 경우 ▶승용차 10부제▶승강기 격층 운행▶유흥업소 네온 사인.골프장.스키장 등의 옥외 조명 제한▶찜질방.심야영화관 사용시간 제한 등을 강제로 시행할 계획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승용차 10부제는 유가가 29달러를 넘는다고 바로 시행하는 것은 아니며 유가 흐름이나 주변 여건 등을 모두 고려해 시행시기와 지역 등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귀식.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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