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는 지금] CCTV에 포착된 쓰러진 아이들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사진=고양시청 페이스북 캡쳐]

지난해 여름 경기 고양시 공원관리사업소에서 근무 중이던 한 직원은 CCTV 모니터에 눈을 돌리는 순간 깜짝 놀랐다. 어린 아이 두 명이 분수대 주변에 쓰러져 누워있었던 것이다. 놀란 직원은 모니터를 확대해 살펴봤고, 아이들이 움직이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긴박한 상황이라고 판단한 직원이 현장 확인을 나서려던 순간, 웃지 못할 장면이 펼쳐졌다. 쓰려져 있던 두 아이가 달걀프라이 뒤집듯 몸을 뒤집었다. 분수대에서 물놀이를 한 후 젖은 옷을 햇빛에 말리려 바닥에 누워있었던 것이다.

이 사연은 해당 직원이 고양시청 공보실에 제보하면서 알려지게 됐다. 3일 고양시청 페이스북에는 CCTV 장면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글이 게재됐다. 재밌는 것은 이 사연에 대한 페이스북 담당자의 코멘트였다.

“자세히 보아야 살아있는 게 보인다. 오래 보아야 뒤집는다. 너도 그렇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재치있게 패러디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6만 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은 무려 2000개가 넘게 달렸다. 시트콤의 한 장면 같은 에피소드에 네티즌도 웃음이 터졌다.

“아이들이 너무 귀엽네요. 옷 말리는 퍼포먼스였군요”, “깜짝이야! 얘들아, 자주 뒤집어. 가끔 손도 올리고.”, “사진 보고 놀랐다가, 글 읽고 빵터졌습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마지막 ‘풀꽃’ 패러디가 압권이네요!”, “요즘 공무원은 유머감각으로 뽑나요”라며 고양시청 페이스북의 센스있는 멘트에도 호평했다.

고양시청 페이스북은 여러 차례 화제가 된 바 있다. ‘좋아요’가 목표 숫자를 돌파했을 당시엔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이 분장을 하고 인증샷을 찍었다. 1일 만우절에는 전라북도청과 공모해 페이스북을 서로 바꿔서 운영하기도 했다.

☞공감 멘션
여기가 길바닥이 너무 깨끗해서 애들이 그냥 엎어져 옷을 말린다는 그 고양시가 맞냐옹. (@jaeOOO)
고양시청 페이스북 담당자는 문예창작과를 나왔을 것이라고 추측해본다. (@ohuOOO)

유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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