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카쿠 분쟁에 멀어진 중·일 … 문화 외교로 해빙 군불 때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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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샤오린

중국과 일본이 문화외교를 통해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토 분쟁으로 얼어붙은 양국관계의 해빙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일본을 방문한 리샤오린(李小林) 중국인민대외우호협회 회장은 2일 도쿄에서 열린 중국 도서전과 서예전에 참석해 양국 문화교류를 강조했다.

그는 5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각종 양국 문화 활동에 참석할 예정이다. 리셴녠(李先念) 전 중국 국가주석의 딸인 리 회장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이다. 그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 전 총리, 야마구치 나쓰오(山口那津男) 공명당 대표 등 일본 정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 시 주석의 메시지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의 회담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시 주석의 러시아와 아프리카 방문을 수행했던 리 회장은 시 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도 리 회장의 방문에 답방을 준비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1일 에다 사쓰키(江田五月) 전 참의원 의장이 27~29일 베이징(北京)을 방문해 위안구이런(袁貴仁) 교육부장과 차이우(蔡武) 문화부장을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일 우호회관 회장인 에다 전 의장은 왕이(王毅) 외교부장도 만날 계획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에다 전 의장은 특히 방중 기간 중 양국의 다양한 문화교류 프로그램에 합의하고 하반기부터 시행을 추진할 예정이다.

 양보장(楊伯江)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일본연구소 소장은 “이번 방문을 양국 정상 간 회담을 위한 사전 ‘준비운동’ 성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일 어느 쪽도 양국관계가 파국으로 가길 원하지 않으며 관계 개선을 위해 문화와 민간 차원의 교류부터 회복하는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국은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 열도 국유화로 촉발된 영토분쟁 이후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9월 이후 35차례에 걸쳐 센카쿠 열도 영해로 들어와 감시활동을 펼쳤다.

 일본 자동차의 중국 내 생산과 판매도 급감하고 있다. 도요타 자동차의 경우 2월 중국에서 3만9400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3% 줄어든 수준이다. 닛산 자동차의 2월 생산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52.3%가 줄어든 5만5399대를 기록했다.

일본 자동차의 2월 중국 내 판매 대수는 도요타 3만6300대로 전년 동기에 비해 45.7%, 닛산 자동차는 5만8242대로 46%가 각각 감소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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