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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라사업 엉망|환자끼리 절단수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국립소록도 나병원은 의사 아닌 환자에게 환자치료를 맡겨 환자의 팔·다리를 마구 잘라 불구를 만들고 있는가하면 치료약도 부족한데다 치료가 끝난 환자를 오래 수용하여 회복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있음이 밝혀졌다.
「벨기에」의 국제구라기구(다이안재단)한국주재대표「얀·반·드로근부룩」박사는 소록도 나환자의 실태조사에서 이와 같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 10일 보사부에 조사보고서를 내고 ①환자의 환자치료를 금하고 전문의를 보강할 것 ②치료된 환자를 조속히 퇴원, 자활시킬 것 ③DDS주사약의 공급 등을 건의했다.
10일하오 서울에서 기자와 만난 「얀」박사는 작년12월부터 2월까지 석달 동안 소록도병원7개부락중 동생리와 장안리 두마을을 조사한 결과 의사가 아닌 환자들이 동료환자들의 외과적 수술을 맡고 있는데 이들은 손발의 궤양을 치료하기 위해 의학적인 치료방법을 쓰면 훌륭히 고칠 수 있는 것도 팔다리를 마구 잘라 너무나 많은 불구자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 2년 동안 의사가 집도한 절단수술은 거의 없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소록도병원에는 의사3명, 간호보조원 5명이 5천1백여명의 환자를 맡고 있는데 일손이 모자라서 편의상 환자보조원을 많이 쓰고있다고 말하는 보사부 관계관은 그러나 그들이 직접 치료업무를 맡고 있다는 것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말했다.
소록도환자의 평균입원기간은 13∼18년, 입원기간이 너무 길어 회복가능성을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중 6.6∼10.4%가 아무런 병 증세가 없이 수용돼 있는데 이들은 수용될 때 적당한 검사를 받지 않은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하는 「얀」박사는 치료약 DDS가 부족하며 그것마저 불규칙적으로 배정되어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지적, DDS주사약의 공급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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