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식별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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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제 사기조직은 주로 위조한 거액의 미국 재무부 채권과 달러화를 미끼로 쓴다. 채권의 경우 "전쟁에 대비해 발행한 것" 등을 구실로 수백만~수천만달러짜리를 팔아먹는다.

그러나 실제로 통용되는 재무부 채권은 5백.1천.5천.1만.10만.1백만달러 6종 뿐이다. 따라서 액면가가 1백만달러를 넘는 것은 모두 가짜라고 보면 된다.

달러화는 공식적으로 1달러부터 10만달러까지 모두 12종. 하지만 실제 유통되는 건 1~1백달러의 일곱가지다. 한때 은행간 결제 수단으로 5백~10만달러짜리 고액권도 발행됐지만 1969년 이후 유통이 정지됐다. 1백만달러짜리는 발행된 적도 없다.

사기단은 28년 이후 발행된 달러화가 규격이 모두 같은 점에 착안해 액면가만 고액으로 변조한다. 이 경우 위폐 감별기도 적발하지 못해 속기 쉽다.

흰색 또는 검정색 용지에 약품처리를 하면 달러로 바뀐다는 소위 '염색 미화'도 근거가 없다. 사기단들은 피해자에게 시범삼아 보여주는 몇 장의 샘플만 진짜 달러에 약품을 입혀 사용할 뿐 나머지는 말 그대로 종이조각인 것이다.

한편 중동에서 전쟁만 끝나면 곧바로 통용된다는 이라크화(貨)의 경우 최근 통화가치가 폭락해 현지에서도 구매력이 없다. 화폐로서 가치를 상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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