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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총리의 방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 정부 수뇌들과 공통관심사에 대한 일련의 회담을 갖기 위해 정일권 국무총리가 10일 하오 방미 여정에 올랐다. 김 국방 등을 대동한 정 총리는 오는14, 15양일간에 걸쳐 「존슨」미 대통령, 「험프리」부통령, 「러스크」국무장관과 각각 공식회담을 갖는다. 그의 일행은 미국으로 가는 길에 일본에 들러, 이미 「한·일 정기각료회담」개최 등에 관해 좌등 일 수상과 합의를 본바 있거니와 정 총리는 미국에 머무르는 동안 주로 ①국군과 특히 주월 국군의 장비현대화문제 ②월남에서의 평정계획참여문제 ③박·「존슨」합의 내용의 조속한 이행문제에 관해 미국정부 수뇌들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정 총리가 미 정부측과 협의할 것으로 보이는 현안중의 문제들은 거개가 월남전 수행에 따르는 긴박하고 반드시 그 전면적 해결의 필요가 절실한 문제라는 점에서 우리의 주의를 끈다. 첫째로 국군과 특히 주월 국군의 장비현대화문제는 수일전에도 본난이 주장하였듯이 휴전선방위력의 확보 및 월남현지에서의 균형적 전력유지만을 위해서 긴요한 문제인 것이 아니고 동맹군전체전력의 강화나 월남에서의 괄목할 군사적 진전을 위해서 그 해결이 긴급하게 요망되는 문제인 것이다.
둘째로 월남에서의 평정계획 참여문제는 이미 주월 국군이 전투에서의 용맹성뿐 아니라 전지복구사업 대민 선무사업에서의 우수성을 실증적으로 발휘했었던데 그 근거를 두고 요청된 문제라고 하겠다. 그 독특한 전쟁의 성격상 군사적 진전의 한편에 정치적 진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기대되어온 월남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주월 군군의 대민봉사 사업에의 적극적 참여문제는 여타 군사문제 못지 않게 중요한 문제라고 할 수밖에 없다.
셋째로 박·「존슨」합의내용의 조속한 이행문제는 「존슨」대통령이 방한시에 박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합의된 것 중 주로 경제지원에 관한 문제가 그 중심을 이루고 있다. 따라서 정 총리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행을 위한 미 원조의 계속과 신규 AID차관의 공여를 미국 정부 수뇌들에게 요청할 것이라고 한다. 보도에 의하면 미 AID당국은 68미 회계연도 대한물품계획원조(CPA)규모를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선을 하회하는 4천5백만「달러」로 확정시켜 그것을 우리정부에 통고해왔다. 동시에 우리정부가 제시한 AID품목 확대에도 난색을 표시해 왔다한다.
따라서 정 총리는 이번의 방미에서 이 자금에 의한 충자재원을 전제로 짜여지는 67, 68연도 예산이 세입면에서 차질을 가져오지 않도록 AID 품목 추가나 신규차관 획득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리는 미국이 한국의 그와 같은 요청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을 확신한다.
월남전 수행을 위한 군사적인 공동노력과 「아시아」공동사회의 공동번영을 다짐한 「마닐라」정신에 비추어 보거나 월남전 수행에 있어서의 막강한 한국의 역할로 보아서도 정 총리의 이번 방미는 실과있는 것이 되어야할 것으로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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