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절망을 극복하는 상이 용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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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전쟁이 핥고 지나간 자국은 어느 때나 슬프다. 전화가 깊어 갈수록 이 같은 상처는 더욱 아프고 저며든다. 수도 「사이공」 교외에서 신문팔이를 하고 있는 상이 용사 「반·바오」군-. 전장에서 으깨어진 오른발은 물론 척추 신경이 뒤틀려 이렇게 「필·체어」식 삼륜차에 몸을 의지하며 신문을 파고 있다. 때마침 「시애스터」 시간이라 모두들 낮잠을 즐기고 있는데 이 신문팔이는 아직도 안 팔린 조간신문을 수북히 쌓아 놓고 무엇인지 들여다 보고있다. 하지만 전장에서 살아 나온 「바오」군은 그 질긴 삶에의 의지로 절망을 딛고 일어섰다. 뾰족한 사회적인 대책 없이 거리에 버려졌지만 내일에 살리라는 작은 소망을 키우는데 힘을 다하고 있다. 자유를 지키는 일, 평화를 위해 함께 싸우던 전우들의 값비싼 지나간 나날을 씹으며…. <사진 윤정규 특파원 글="장두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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