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휩쓰는 미국자본의 새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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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본거래가 자유로운 선진국들 사이엔 외자진출업체와 국내산업사이에 경쟁과 마찰이 심하기 마련. 또 아무리 개방·자유화를 추구한다고 해도 외자를 국내산업보다 월등하게 우대하는 나라도 없다. 구라파를 휩쓰는 미국 자본은 반드시 그 거대한 자본력만으로 오늘과 같은 진출을 이룩한 것일까? 그들이 갖는 월등한 기술, 새로운 기업전략은 어떤 것일까?

<「내셔널리즘」과 「세계기업」>
자본자유화의 「선배」로 알려진 서구가 미국자본의 침투로 고민하고 있다. 거대한 자본과 고도로 발달된 기술을 배경으로 한 미국의 기업이 온갖 형태로 구라파를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불란서의 「드골」대통령은 GM 자동차회사나 「포드」회사의 국내진출저지를 3, 4년 전부터 외쳤고 최근에는 영국산업에 새로운 「경제내셔널리즘」의 풍조가 일어나고 있다. 이것은 영국도 「드골」노선을 동조하고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영·불의 이 같은 대 미국자본에 대한 경계는 미국의 기업이 「세계기업화」하고 있다는 경영전략 면에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라파를 누비고 있는 자동차·전자계산기등 대규모 기업이 미국자본의 해외진출이라는 당초의 의미를 벗어나서 이제는 「지구를 하나의 시장」으로 하여 세계기업의 자세를 굳히고 있는 것이다.
「드골」이 미국자본의 불 국내 진출을 저지할 무렵(63∼64년)「안베루스」(「벨기에」)에 세워진 GM회사·「자르·루이」(독일)에 세워진 「포드」공장은 꾸준히 불란서에 접근해 보려는 거점을 쌓아왔고 이에 관세지역이 없는 EEC(구주공동시장) 역내에서는 이들 미국계 공장제품이 휩쓸게 되었으나 불란서 안에 공장건설을 허가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을걸 그랬다는 결과를 가져왔다.

<대외투자중 대구가 50%>
이어 지난 1얼에는 「힐맨」승용차를 생산하는 영국의 「루스·그룹」지배권이 미국의 「크라이슬러」손에 넘어갔다.
이래서 65년말 현재 미국의 대 구라파 직접 투자규모는 1백40억「달러」-.
그런데 66년 한햇 동안에 또 EEC 6개국에만 19억불, EEC역외에는 영국에만 10억불로 급격히 늘어났다.
66년에는 이 국제조업의 자본지출 가운데 20%가 해이로 진출했고 이중 50%가 서구에 투입된 것.

<전자계산기 80%가 미국자본>
서구 측에서 보면 영국의 공업생산에 차지하는 미국계기업의 비중이 10%, EEC역내에서는 평군 5%를 차지한 셈이다. 미국기업의 서구진출 특색은 곧의 기술과 거액의 자본을 필요로 하는 부문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의 예로는 전자계산기제조업. 서구 시장에 나오는 전자계산기의 80%가 미국자본이다. 말하자면 10대의 전자계산기가 팔리면 이중 7∼8대가 미국 IBM제품이다.
서구에서 생산되는 승용차의 약 40%가 미국자본과 연간을 맺고있으며 영국의 세탁기는 70%, 「프랑스」의 냉장고는 50%가 미국자본과 연계되어있다고.
이렇게 진출한 미국 기업의 전략은 『세계시장에서의 작전은 세계적인 규모로 짜여 져야한다』는 기본자세.(「다우·케미컬」연차보고서에서)
「도나」GM회사 회장 말을 빌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GM공장이 효율적으로 조업하고 있는 것은 미국본토에는 말할 것도 없고 「캐나다」·서독·「오스트레일리아」등 각지의 GM공장 생산품과 관리·조정되어 적량을 적시에 보내야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라 했다.
IBM의 경우 완성품을 일관생산하지는 않는다.

<세계는 「하나의 공장과 시장」>
「스웨덴」에서 기억장치를 만들면 서독에서는 「테이프」를 만드는 등, 서구에 산재해있는 각지의 공장과 시장을 「일체로 보는 작전」을 쓰고있다는 것.
「세계를 하나의 시장과 공장」으로 보는 미국기업의 전략은 이제 서구에 뿌리박고 세계무대에 속속 진출중인 것이다.(이미 한국에도 전자공업부분품공장이 세워졌다.)
이리하여 미국기업의 해외진출은 당초 단순한 「수출시장 개척」의 영역을 벗어나 지금은 해외각지에 많은 자회사와 현지공장을 설치, 『성장과 이윤을 세계적인 규모로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부」없애고 「구주 총사」
이 세계적 경영전략의 특색은 「브뤼셀」으 「몬산토」, 「런던」의 「에소」, 「쮜리히」의 「다우」 등의 간판에 「유럽」의 「타이틀」을 붙여 구주본부, 다시 말해서 「구주총사령부」를 설치, 종래 본사와 지사 또는 현지공장사이에 「완충」역할을 해오던 「국제부」를 없애고 구주에 관한 정책결정은 여기서 중앙집권적인 권한을 직접 행사하는 경영조직의 개혁도 뒤따라 주목할만하다.
따라서 이「구주 총사령부」의 인사는 중시되고 있으며 합작투자의 경우도 주도권은 절대 양보하지 않고 강력한 미국인의 통제력이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크라이슬러」의 손에 넘어간 「루소·그룹」은「루소」지분주식의 증가, 수출비율 인상, IRC(산업재편성공사) 경영참가에 정부의 발언권확보, 지역개발협력 등 많은 조건을 내세워 만족(?)하고 있으나 전 공업생산의10% 이상을 미국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상은 미국자본의 지배력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서구에서 해일처럼 휩쓸고 있는 미국자본의 지배는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대 서구의 너무나 큰 기술의 낙차가 큰 원인.

<「윌슨」의「유럽」기술공동체>
이 낙차를 메우기 위해 영국의 EEC가맹과 아울러 서구가 기술개발에 협력할 수 있는「구주기술공동체」설립을 「윌슨」영국수상이 제창하고있는 실정이다.
어쨌든 현 단계로서 명백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미국자본의 「세계기업 전략」이 이것을 막고 대항하려는 대책보다도 언제나 한발짝식 앞서가고 있다는 사실-.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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