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화제 3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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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3남매 어머니의 모범학사
○…3남매를 거느린 37세의 어머니 윤숙녀(원효로1가17의56)씨가 25일 숙대의 문을 나왔다. 이 어머니 학사는 교육학중 아동 교육을 전공했다. 재학중 윤 언니라고 불려온 윤 학사는 『앞으로 형편이 피면 조그마한 유치원을 운영해 보겠다』고.
개교이래 최초의 어머니학사인 윤씨는 학교 행사, 강의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한 모범학생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재학중 단정한 교복에 「힐」은 한번도 못 신었다는 윤씨는 『막상 졸업하게 되니 뭔가 허전하게 느껴진다』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66세의 노 교수가 석사학위
○…34년동안 체육교편을 잡아오던 노구의 중앙대 백용기 교수가 올해 중앙대 졸업식에서 「교육심리학」석사학위를 받았다. 올해 66세인 백 교수는 불그스름한 얼굴에 학위수여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일찍이 일본 체육전문학교를 졸업, 이화여대, 중앙대에서 체육을 가르쳐 오던 백 교수는 『체육을 가르치다 보니 교육심리학의 필요성이 절실하여 뒤늦게나마 교수이자 학생의 신분으로 되돌아 간것』이라고.
◇고아학사의 눈물어린 4년
부모를 잃은 고아가 25일 고대경영학과를 졸업.
이날 고아원생들의 축복을 받으며 감격 어린 표정으로 학사모를 쓴 이형률(23)군은 1·4후퇴 때 피난길에서 부모를 잃었다.
5살이었던 동생 형순(21)군의 손을 잡고 전주 선덕보육원에 들어간 이 군은 신흥중, 배문고를 거쳐 고대에 합격할 때까지 숱한 고생을 겪었다 했다.
『외로움을 참는 일이 가장 힘들었다』는 이 군은 작년10월에 조흥은행에 합격, 어엿한 은행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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