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촐한 소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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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조선 왕가의 마지막 황후 순종 효 황후의 1주기일인 21일 낙선재에서는 새벽 5시 반 16가지의 기명을 괸 큰상을 차려 조촐한 소장을 지냈다. 이에 앞서 낙선재에는 20일 하오부터 방자 여사를 비롯, 서울대학 병원에 입원중인 덕혜옹주, 삼축당, 윤비의 친정조카, 옛날 시중들던 노 상궁들과 각계 인사들이 찾아 문상했다.
이번 윤비 소상을 위해 이구씨가 3만원를 내놓고 종친회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는 한 푼의 부조도 없었다.
낙선재에 남은 김·박·성 세 상궁들은 윤비가 간 지 1년 동안 찾는 손 없이 이구씨가 지불하는 윤후의 조석상 식비 하루 5백원과 쌀·연탄을 보조받아 살아왔는데 문화재 관리국이 지난달 세 상궁의 생활 보조비로 1인당 36만원(세금 5만9천3백원 포함)씩 지급하자 이구씨는 윤후의 조석상 식비도 내놓지 않고 초하루 보름상 식비로 각 3천원씩만을 지급하겠다고 낙선재에 통고해 왔다.
세 상궁은 올 1년을 지나고 내년 윤후의 대상을 치르면 낙선재를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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