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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600선…주가 위험관리 어떻게 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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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개인투자자 鄭모(35)씨는 요즘 1년 전 장기증권저축에 가입하면서 사들인 종목 때문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3천만원이던 원금은 어느새 1천9백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본전 생각에 팔기를 주저하고 있지만 최근 증시가 연일 하락하면서 손실폭이 더 커질까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27일 종합주가지수가 600선이 무너지는 등 최근 주가의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고 선물.프로그램 매매에 따른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이 적절한 위험관리 기법을 찾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위험관리를 위해선 ▶분산투자를 통해 손실 위험을 줄이고▶주식.채권.현금 등으로 포트폴리오(자산구성)를 균형있게 짜며▶일정한 비율 이상으로 떨어진 종목은 과감하게 손절매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Fn아너스 청담동지점 김선열 지점장은 "기간별로 나눠 투자하는 '코스트 애버리징(cost averaging)'기법을 쓰면 위험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실적전망이 좋은데도 하락폭이 큰 종목이나 우량주 등을 고른 뒤 종잣돈을 일정하게(예컨대 한달간 50만원씩) 나눠 여러차례에 걸쳐 주식을 사라는 것이다.

주가가 오르면 비싸진 주식을 적게 보유하게 되고, 거꾸로 주가가 내리면 싸게 많은 주식을 사들여 평균 매입단가와 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투자기법이다.

현대증권 오성진 투자전략팀장은 '3단계 매수법'을 제시했다. 먼저 갖고 있는 돈의 30%로 마음에 드는 종목을 산 뒤, 주가가 바닥에 이르렀다고 보이면 다시 보유자금의 30%로 주식을 산다. 나머지 돈으론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판단이 설 때 매수한다.

주가가 많이 떨어졌는데도 주식을 사지 못하거나, 반대로 너무 오른 뒤 추격매수하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LG투자증권 강남 골드넛멤버스센터의 김주섭 센터장은 "분산투자할 때도 위험관리의 기본지표는 항상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수출.기업실적.성장률 등을 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또 국내증시에선 한두 종목에 돈을 털어 넣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손실위험을 줄이려면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金지점장은 "최근 증시하락.고유가 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당장은 채권값이 큰폭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없는 만큼 국공채 등에 대한 투자비중을 늘릴 만하다"고 말했다.

주식은 손실위험이 낮은 블루칩이나 저평가종목(주가수익비율 낮은 종목)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약세장에서 환금성이 낮은 중소형주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편 메리츠증권 윤두영 이사는 "현금 보유비중을 늘려 상승기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보유종목의 전망이 좋지 않을 경우엔 과감하게 매도해 현금을 확보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

선물을 이용한 헤지(위험관리)도 거론되고 있지만 "선물.옵션 포지션을 조정할 때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으므로 기관투자가가 아니라면 권장할 만한 위험회피 수단이 아니다"고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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