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 'A매치'… 내달 줄줄이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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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야 반갑다."

재즈팬들에게 오는 2월은 분주한 한 달이 될 것 같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잇따라 한국을 찾는다. 재즈는 일명 '보는 음악'이라고 불릴 만큼 공연장에서 느끼는 생생한 현장감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장르다.

지난해부터 유명 아티스트들의 재즈 공연이 부쩍 증가했다. 이들 공연은 티켓 판매에서나 공연장 열기에서나 대체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서 얻은 공연 기획자들의 자신감이 올 2~3월 공연을 성사시킨 셈이다. 문제는 이들 공연이 2월 12~16일, 3월 5일 등으로 날짜가 겹치거나 몰려있다는 것. 한 공연 관계자는 "아티스트의 스케줄 위주로 공연 날짜를 잡다보니 이같은 일이 생겼다"면서 "나중에 다른 기획사의 일정을 확인하고 안타깝고 허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재즈의 매력은 '즉흥성'과 '생동감'에 있다. 2월부터 내한 공연을 갖는 마이클 브레커, 알 자로, 짐 홀, 브레드 멜다우((左)부터).

공연기획사 빈체로의 박순화씨는 "국내에서 재즈팬은 현재 증가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이는 공연장에서 감동을 받은 이들이 늘어날수록 가속될 것"이라고 했다. 어쨌거나 현장에서 재즈의 매력을 흠뻑 맛보기를 바라는 재즈팬이라면 이번 기회는 놓치기 아깝다.

▶허비 행콕, 마이클 브레커, 로이 하그로브, 존 페티투치 <피아노, 테너색소폰, 트럼펫, 베이스, 드럼>

각자가 따로 내한공연을 열어도 객석을 채울 수 있을 만큼 쟁쟁한 거장들이 하나로 뭉쳤다. 행콕과 브레커는 이미 내한공연을 해 국내에 팬을 확보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와 테너 섹소포니스트. 트럼피터 로이 하그로브는 고등학교 때 윈튼 마샬리스에 의해 발굴된 무서운 신예며, 베이시스트 존 패티투치는 칙 코리아 일렉트릭 밴드 출신으로 어쿠스틱 베이스와 일렉트릭 베이스를 자유자재로 다룬다. 재즈비즈(www.jazzbiz.com)의 권오경 실장은 "거장들의 연주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전쟁'이라 불러도 좋을만큼 팽팽한 긴장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8시 경희대 평화의전당, 4만, 6만, 8만, 10만원. 02-323-7532.

▶브래드 멜다우 <피아노>

"애타는 우울함과 극도의 황홀경을 모두 표현할 수 있는 연주자", "그의 곡들의 작품성은 듣기만해도 눈부시다"…. 브래드 멜다우는 평론가들로부터 이런 극찬을 끌어내는 피아니스트다. 그의 연주는 재즈 피아노의 고전적인 품위와 더불어 고도의 집중력으로 클래식과 팝의 감성을 넘나든다. 라디오헤드의 '엑시트 뮤직'을 절제된 감성으로 들려주는 연주는 처음 듣는 사람을 바로 '매니어'로 만들어 버릴 만큼 힘이 있다. 2월 13일 오후 8시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3만, 5만, 7만원. 02-599-5743.

▶짐 홀 트리오 <기타, 베이스, 드럼>

이번에 첫 내한공연을 갖는 짐 홀은 '재즈 기타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팻 매스니, 존 스코필드 등 현대 재즈 기타의 거장들이 한결같이 '존경하는 기타리스트'로 그를 꼽는다. 올해 72세인 그는 지난해 미국 최고의 재즈 매거진 '다운비트'의 비평가와 독자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짐 홀은 공연 전날인 11일 대학로에 위치한 재즈 클럽인 '천년동안도'에서 악기에 관계없이 '재즈 연주에 관한 모든 것'에 대한 내용으로 강연한다. 2월 16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4만, 5만, 7만, 9만원,02-323-7532.

▶잔치는 계속된다

이밖에 세계적인 하모니카 연주자 리 오스카와 맨해튼 트랜스퍼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하고, 클로드 볼링 재즈 앙상블<피아노, 베이스, 드럼, 플룻>은 20일(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1일(현대자동차 아트홀) 공연한다. 3월에는 알 자로(3월 4~5일), 디디 브리지워터 트리오(3월 5일), 얼클루(3월 15일) 등 역시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한국무대를 찾는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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