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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원에 잇단 「부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입춘을 앞둔 마지막 추위에 창경원의 백한(꿩과 동물)4마리가 무더기로 죽어버렸는가 하면 청 공작 새끼 5마리(수컷1, 암컷4)가 안락사 하는 등 동물원엔 초상이 겹쳤다.
○…동물원에 백한 7마리는 한우리에서 정두텁게 지내 왔는데 수컷 1마리와 암컷 2마리를 남겨두고 모두 추위에 병들어 죽어버렸음이 1일 밝혀져 동물원 당국의 보다 철저한 동물관리가 요구되고있다.
○…1일 하오 동물원 제2온실에서 새끼 청공작 5마리가 정들여 길러준 담당자의 손으로 안락사 했다.
이 새끼 공작들은 3년 전 일본서 들여 온 인도 산 청공작이 작년 11월 알 8개를 부화시켜 깐 것인데 모두 기형적이어서 관광의 가치가 없고 사료와 약값이 많이 들기 때문에 죽여 없애 버리는 것. 또한 동물원 당국은 남은 새끼 3마리도 마저 자연 도태시길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단 1마리의 멧돼지 군은 짝사랑에 지쳐 상사병으로 몸져 누워있다. 11년 전 구 황실 상조회에서 창경원에 기증한 수놈 멧돼지는 5년전에 시집 온 멧돼지양과 한우리 안에서 동거해왔는데 겨울철에 접어들자 수놈은 암놈에게 여러 번 애절한 사랑을 호소해 봤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고. 한달 전부터 식욕을 잃고 앓기 시작했다는 것.
백방의 약도, 동물원 수의사들의 정성어린 간호도 모두 헛수고가 되고 사과·땅콩 등 구미당길 먹이를 주어도 통 먹지앉더라니 딱한 이야기.
그런데 한우리에 살면서 수놈의 병을 알아 챈 암놈이 요즘은 마음을 돌려 퍽 친근하게 대해주고 있어 수놈의 병은 차도가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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