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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기념공원, 책방골목, 산복도로 … 한국전쟁 배경으로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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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보수동 헌책방 골목. [송봉근 기자]

부산은 바다와 강,산을 모두 가졌다. 지리적으로는 오대양 육대주로 뻗어나가는 전초기지요 대륙으로 뻗어나갈 전략거점이다. 이렇다 보니 일본의 침략에 가장 먼저 노출됐고, 일본이 조선과 무역을 하기 위해 설치한 왜관(倭館)이 있었다. 한국전쟁때는 피난온 임시수도가 자리잡았던 곳이고, 일본을 넘보려는 청나라가 세운 공사관도 있었다. 해방되면서 귀환동포를 받아들였고,한국전쟁때는 피란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했던 도시다. 부산에는 이러한 지리적 역사적 배경을 안고 있는 명소가 많다.

◆유엔기념공원=세계에서 유일한 유엔군 묘지로 남구 대연동에 있다.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 11개국 2300여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다. 한국 전쟁직후에는 21개국 1만1000여 명의 유해가 안장돼 있었으나 유해들이 조국으로 이장되면서 줄어들었다.

 대한민국 국회는 1955년 11월 이곳 부지를 유엔에 기증하고, 성지로 지정할 것을 결의했다. 유엔은 이를 받아들여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이 관리해 왔다. 1974 년 UNCURK 가 해체되면서 11 개국으로 구성된 유엔기념공원 국제관리위원회(UNMCK)에서 관리하고 있다. 2007년 10월 근대문화재(제359호)로 등록됐다. 전쟁의 비참함과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교육현장이다.

동구 산복도로에 최근 개설된 ‘이바구길’에는 부산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건물들이 즐비하다. [송봉근 기자]

◆임시수도기념관=부산시 서구 부민동 동아대 부민캠퍼스 뒤쪽에 있다. 한국전쟁 임시수도기간(1950~53년)에 대통령 관저인 경무대로 사용됐던 곳이다. 지금은 동아대 부민캠퍼스가 된 옛 경남도청에 딸린 도지자 관사로 1926년에 지어졌다. 근대건축물로 역사성이 인정돼 부산시 기념물 53호로 관리되고 있다. 한국 전쟁 때 대한민국 정치의 주요결정이 이루어진 곳을 보여주기 위한 대통령 집무실을 재현해 놓았다. 이승만 대통령 부부의 내실, 거실, 손님방, 식당과 부엌 등도 볼 수 있다.

◆보수동 책방골목=전국 유일의 헌책방 골목이다. 부산시 중구 보수동 사거리 근처에 있는 이곳은 한국전쟁때 미군부대에서 나온 잡지와 만화 등을 팔면서 형성됐다. 또 부산으로 피난 온 수도권 지역 학교들이 보수동 근처에 천막교실을 열면서 학생들이 많이 찾았다. 60년대에는 70여 개 점포가 성업할 정도였다. 지금은 20여 개 점포로 줄었지만 북카페로 변신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산복도로=한국전쟁 뒤 피란민들이 산자락에 지은 판자촌이 주거지로 바뀌면서 그 사이로 도로를 낸 것이다. 가파른 계단과 다닥 다닥붙은 작은 집들이 끝없이 이어지는 곳이다.하지만 높은곳에 자리집아 부산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부산시는 2010년부터 산복도로 주변 환경을 개선하기위한 서민주거지 재생 사업인 ‘산복도로 르네상스’사업을 벌였다. 그후 생겨난 사하구 감천문화마을과 동구의 ‘이바구길’ 등은 부산의 속살을 보여 주는 명소로 바뀌었다.

 길이 2㎞에 이르는 동구 ‘이바구길’은 지난 6일 개통했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다. 부산최초의 물류창고인 남선창고터를 시작으로 부산최초의 근대식 종합병원이었던 옛 백제병원건물을 볼 수 있다.

 ‘일출봉에 해뜨거든 날 불러주오∼’로 시작하는 국민 애창곡 ‘기다리는 마음’의 작사자 김민부(1941∼1972)시인을 기리는 김민부 전망대에서 부산항을 볼수 있다. 나훈아·이경규·박칼린·이윤택을 배출한 초량초등학교, 한강이남 최초의 교회로 부산 임시수도 시절 이승만 대통령이 예배를 봤던 초량교회도 있다.

글=김상진 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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