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 어찌해야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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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장면을 상상하는 것이 양을 세는 것보다 불면증 환자들이 잠을 잘 수 있게 할 가능성이 높다.

옥스포드대학 연구원들은 19세기 때부터 이어졌던 전통적인 불면증 치료법인 양을 세는 것은 너무 지루해서 마음에 품고 있는 문제와 걱정들을 떨궈낼 수 없기 때문에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불면증 환자 5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환자들에게 여러 가지 방법을 시도하게 한 후 어떤 방법이 수면에 더 효과적이었는지 조사했다. 한 집단은 폭포나 해변 같은 편안하고 평온한 장면을 상상했다. 두 번째 집단은 양을 셌고 세 번째 집단은 그냥 내버려 두었다.

편안한 장면을 생각한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때보다 20분 이상 일찍 잠에 들었다. 양을 센 사람들과 그냥 내버려둔 사람들은 평상시보다 잠 드는 데 약간 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수잔나 패인과 함께 이번 연구를 진행한 앨리슨 하비는 연구 결과를 자세히 소개한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즐거운 상상을 하는 것이 똑같은 모습의 더럽고 늙은 양들보다 뇌의 공간을 더 많이 쓴다. 그리고 더 재미있기 때문에 상상을 지속하기도 더 쉽다."고 말했다.

또 연구자들은 불면증을 없애는 방법인 '생각 억제' 역시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방법은 근심이나 부정적인 생각이 떠오르면 즉시 이를 막아 마음을 편안히 함으로써 잠들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하비 박사는 생각을 억제한 집단은 이들이 아무 것도 안 할 때보다 잠드는 데 10분이 더 걸렸다고 밝혔다. 이 결과는 사람들에게 북극곰에 대해서 생각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은 더욱 북극곰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심리 연구 결과와 유사하다.

10명 중 한 명이 만성 불면증을 겪는다. 그리고 과학자들은 불면증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근과 사고 때문에 미국 경제는 매년 3백50억 달러의 비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추정한다.

퀘백의 라발대학 수면학자 찰스 모린은 "이 연구들은 불면증에 대한 혁신적인 접근"이라고 말했다.

모린은 생각 억제 방식에 대한 연구 결과에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저절로 떠오르는 생각들에 저항하면 할수록 이 생각들은 더욱 더 머릿속으로 들어오려 한다." 그는 불면증의 유일한 해결책은 근심의 근원을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ONDON, England (CNN) / 이인규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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