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특집] ⑨ 중년의 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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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붐 세대들은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 이후로 자신들의 건강에 대해 가장 큰 고민에 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중년에 들어선 이들이 넘어지고 자빠져 병원에 실려오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자, AAOS(미 정형외과협회)에서 나이든 사람이 운동 중 입은 부상을 가리키는 "부머리티스(boomeritis)"란 용어까지 만들어 냈다.

35세에서 54세 사이의 중년들이 운동 중 부상을 입을 확률이 1991년에서 1998년 사이에 33% 증가했음이 미 소비자 제품 안전위원회(CPSC)가 2000년 실시한 조사에서 밝혀졌다.

1998년 베이비붐 세대들 중 병원 응급실 신세를 져야 할 만큼 심각한 부상을 당한 경우가 36만5천 건 이상이나 되었다. 일반 치료까지 포함하면, 모두 1백만 명이 넘었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지는 다음의 사실에서 알 수 있다. 미국 의사들이 2000년에서 2010년까지를 '뼈와 관절의 기간'이라고 선언한 것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그리고 로마교황청에서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좀 더 쉽게 이해하려면 마이클 조던이 무릎부상을 입은 것을 보면 된다. 농구코트에 두 번째 복귀한 38세의 마이클 조던은 체력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는 그의 화려한 플레이를 오래 전부터 감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들에게는 상당히 참기 힘든 부분이다. 결국, 이들이야말로 자신의 건강유지를 위해 상당한 시간을 운동에 투자하기 시작한 첫 번째 세대들이고, 체력관리를 위한 이들의 공통된 노력은 우리 시대 가장 큰 유행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운동으로 인해 신체에 무리를 줌으로써, 즉 접질림, 인대 손상, 특히 가장 흔한 관절염 형태인 골관절염 같은 신체손상을 입게 됨으로써 그 값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이 세대들은 여러분이 예상할 수 있는 모든 운명론적이고 자기비하적인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답하고 있다. 이들은 중·장년층을 위한 라크로스(하키와 유사한 운동) 리그를 창설하고, 권투도 한다. 욱신거리는 무릎을 감싸기 위해 꽁꽁 얼린 야채봉투를 손에 들고 농구게임을 하러 간다.

적어도 이라 자스콜(52세)은 이런 생활이 매우 익숙하다. "나는 항상 얼린 야채를 가지고 다닌다,"고 말한 그는, 뉴욕 예시 대학의 경영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데, 일주일에 한번 농구게임을 한다. 그러나 지난 여름 운동도중 무릎 부상을 입어 병원을 찾은 그에게, 담당의는 앞으로 농구를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

그러나 그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생각했다. 이제 쉰 살 밖에 안 된 그는 미국 대표팀으로 Pan American Maccabiah Games (일명 유태인 올림픽대회)에 참가해 동메달까지 수상한 경력이 있다. "더 이상 코트에서 뛸 수 없는 날이 오리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고 말했다.

자스콜이 한 이 말은 그가 속한 세대를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대체적으로 바람직한 태도다. 왜냐하면, 이전 세대들은 나이가 들면 체력이 쇠퇴된다고 믿는 의사의 충고에 따라 운동을 너무 일찍 포기해 버렸을 지 모른다.

베이비붐 세대들은 이 말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받아들일 생각이 없으며, 다행히도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갑작스럽게 운동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점진적인 체력저하만을 생각하고 있다,"고 미 국립노화연구소(American Federation for Aging Research) 소장인 프랭크 윌리엄(Frank Williams) 박사(80)가 설명한다. 그는 뉴욕 북부지역에 있는 로체스터 대학에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가령, 규칙적인 에어로빅은 심폐기능을 강화시키고 노화로 찾아오는 심박수 감소를 완화시킬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60살이 넘어도 건강한 청년 수준의 최대 심박수까지 유지할 수 있다,"고 윌리엄 박사가 설명했다.

게다가, 운동은 베이비붐 세대들이 나이를 먹으면서 앞으로 추구하게 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목표란 이환율(罹患率 --병에 걸린 사람의 비율)을 감소시키거나 노화로 인한 고통을 최대한 나중으로 미루는 것이다.

"예전에 노화현상에서 기인한 것이라 여겨졌던 체력저하가 해당 부위를 사용하지 않아 생긴 결과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미시건州 로얄 오크에 있는 윌리엄 보먼트 병원 심장재활센터의 베리 프랭클린(Barry Franklin) 소장이 지적했다.

스탠포드 대학은 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영구적인 신체장애를 겪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3분의 1 밖에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따라서 중년층들은 어느 쪽이 옳은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관절이 상할 때까지 운동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운동량을 줄여 체력저하의 위험성을 감수할 것인가? 의학계에서는 이 점에 대해 자신 있는 연구결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2000년 Journals of Gerontology (노인학저널)에서 실시한 연구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중·장년층이 운동 중 입게 되는 부상에 관한 연구가 놀랄 정도로 부족하다."

따라서 베이비붐 세대들은 선택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의사들의 지시대로 따라한 이전 세대처럼 될 것인지, 아니면 "체력관리를 하는 첫 번째 세대"로 남아 지금까지 하던 대로 계속 운동을 할 것인지 중에서 말이다.

그러나 선택권이 주어진 만큼 위험도 따른다. 최근 로퍼社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 중 13%가 운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현재 유행하고 있는 운동열풍이 일시적인 것이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들이 꿈꾸는 미래가 최근 선을 보였는데, 바로 세그웨이(스쿠터와 흡사한 차세대 교통수단)다.

(FORTU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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