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90도로…독특해도 너무 독특한 미셸 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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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셸 위(24)가 상체를 90도 굽히는 특이한 퍼트 자세를 시도하고 있다.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애비애라 골프장에서 벌어진 LPGA 투어 KIA 클래식 1라운드에서 미셸 위는 상체를 지면과 평행 상태로 두고 퍼트했다.

 퍼트 자세에는 정석이 없다고 하고, 여러 골퍼가 다양한 자세로 퍼트를 한다고 하지만 미셸 위의 자세는 너무 유별나다. 퍼트를 할 때는 호흡도 잠시 멈출 정도로 움직임을 제어하는 게 기본이다. 그런데 가만히 있기도 힘든 자세로 제대로 퍼트가 될까 걱정스럽다. 허리에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셸 위의 아버지 위병욱씨는 “딸의 키가 커서 퍼트에 불리하다. 키가 작은 신지애 선수 등이 퍼트를 잘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키가 크면 바람이 불 때 몸이 흔들릴 수도 있다. 땅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좋을 게 없다”고 했다.

 미셸 위는 지난해 그린 적중 시 퍼트 수가 LPGA 투어에서 119위였다. 롱퍼터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퍼트를 시도했고, 용하다는 여러 교습가에게서 배워봤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90도로 허리를 숙이는 퍼트도 아직은 효험이 없다. 미셸 위는 1라운드에서 2오버파를 기록했고, 퍼트 수가 32개였다. 평범한 수치다. 파3인 11번 홀에서는 2m 남짓한 곳에서 파 퍼트를 넣지 못하고 짧은 보기 퍼트마저 실패하면서 더블보기를 기록했다.

 미셸 위가 골프에 대한 열정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허리를 90도로 꺾는 불편한 자세를 감수하면서 연습하는 것을 보면 열정이 식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위씨는 “열정이 없는 게 아니라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첫날 경기에서는 재미동포 제인 박(26)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를 쳐 단독선두에 올랐다. J골프가 23일 대회 2라운드는 오전 7시30분부터, 24~25일 3, 4라운드는 오전 8시부터 생중계한다.

글·사진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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