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도 분양 잘되는 곳 있네…그 비결은 뭘까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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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은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여전히 찬바람만 쌩쌩 불고 있는 서울·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이 요즘 딱 이 짝이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분양 릴레이 성적이 신통찮다. 대부분 청약에 참패한 채 씁쓸하게 막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입지, 특화 설계, 낮은 분양가 등 3박자를 갖춘 단지들은 좋은 청약 성적을 거두며 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 20일부터 순위 내 청약을 받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 마포 한강 푸르지오. 이 단지는 전용 84~137㎡형 198가구로 구성된 주상복합 아파트다.

전체 분양가구수(198가구)의 70% 가량이 중대형으로 구성됐지만 순위 내 청약에서 모두 주인을 찾았다.

중대형이라도 경쟁력 갖췄다면 'ok'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요즘 같은 시기에 청약에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우선 파격적으로 가격을 낮췄다. 주변 새 아파트(주상복합)에 비해 3.3㎡당 1000만원 가까이 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단지 콘셉트 자체가 최고급과 실속으로 달라 옆(주상복합) 단지와 분양가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에 책정되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강 조망권을 갖춘 데다 지하철역이 지하로 바로 연결된다는 장점도 있다.

지하로 2·6호선 환승역인 합정역이 연결된다는 것 외에도 대형할인마트 등 상업시설을 지하로 다닐 수 있다는 것도 인기 요인이다. 강변북로와 양화대교, 내부순환도로, 서부간선도로 이용이 쉬워 교통 환경이 좋다.

특화된 설계도 눈에 띈다. 기존 발코니에 한 평(3.3㎡) 가량의 오픈형 발코니(지붕이 없이 3면이 유리로 덮여있는 공간)를 만들어 아파트 입면을 차별화했다.

포스코건설이 지난 21일부터 분양을 시작한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 더샵 센트럴시티 아파트도 1·2순위 청약에서 810가구 모집에 4641명이 청약해 평균 5.7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12개 주택형 중 7개 주택형이 모두 주인을 찾았다. 3순위 청약을 받는 7개 주택형은 중대형이지만 가구수가 많지 않다.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분양물량 810가구 가운데 800가구 가량이 청약을 마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전용 84㎡형 A타입은 75가구 모집에 당해지역이 아닌 기타 경기지역에서만 1034명이 몰려 최고 경쟁률인 164대 1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입지가 청약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단지는 동탄2신도시의 핵심시설들이 밀집해 있는 시범단지에 속해 입지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분양가 역시 지난 1·2차 때와 비슷한 3.3㎡당 1000만원 수준에 맞추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됐던 3차 합동분양은 떨어지는 입지여건에 발목이 잡혀 5000여가구 가운데 3000가구 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을 정도로 청약미달 사태를 빚었다.

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 수석 팀장은 "집값 활황기 때와는 달리 이제는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입지, 분양가 등 경쟁력을 갖춰야만 청약에 성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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