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축구대표 이젠 細技를 다듬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넘치는 체력과 자신감에다 세기(細技)를 접목하라."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 청소년축구대표팀에 보내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청소년대표팀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벌어진 4개국 친선축구대회에서 유럽 강호 아일랜드를 꺾고 프랑스.UAE와 비겨 무패(1승2무)의 전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에 진 아일랜드가 2승1패로 우승했다.

3월 25일부터 UAE에서 벌어질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현지 적응훈련차 대회에 참가했던 대표팀은 경험을 쌓은 것은 물론 자신감도 얻었다. 문제점도 드러났지만 적절한 처방을 한다면 1983년 '멕시코 4강신화'를 재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많이 뛰되, 경제적으로

한국 선수들의 체력과 기동력은 이번 대회 출전 팀 중 단연 뛰어났다. 줄기차게 뛰어다니며 상대 패스 흐름을 끊었고, 강한 압박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그러나 지나치게 공이 있는 쪽으로 몰려다니는 경향을 보였고, 공.수 전환시 적절한 공간으로 찾아들어가는 능력이 떨어졌다. 김대길 KBS스포츠 해설위원은 "사이드에서 상대 선수를 압박할 때 공이 빠져나갈 곳을 미리 차단하는 요령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미드필드 더 강화를

김수형(부경대).권집(쾰른)이 빠진 미드필드 진영은 다양성과 창조성이 떨어졌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이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전방으로 긴 패스를 보내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동현(한양대).정조국(안양 LG).최성국(고려대) 등 뛰어난 공격진에 적절한 공 투입이 되지 않았다. 세 경기에서 두 골밖에 얻지 못한 것은 공격수의 결정력 문제라기보다는 플레이메이커가 없어 생긴 결과라는 게 중론이다.

▶나홀로 공격 삼가야

김동현과 정조국은 함께 뛸 때 위치가 겹치는 경우가 많았다. 동료가 측면을 뚫었을 때 각자 다른 방향으로 움직여줘야 하는데도 골 욕심에 가운데로 몰리는 경향이 눈에 띄었다.

정종덕 SBS 해설위원은 "프랑스전에서 정조국이 완벽한 위치에 있는 김동현에게 공을 주지 않고 직접 슈팅하다 막히는 등 두 선수의 경쟁의식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정영재 기자 jerr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