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려뒀던 조직으로 돼지 복제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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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내 연구진이 장기간 동결 보존한 돼지 피부 조직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로 복제돼지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경남 진주 경상대 수의과대학 노규진(53) 교수팀은 “동결 보존한 돼지의 귀 조직(0.5㎝)에서 분리한 줄기세포로 복제 수정란을 만들어 대리모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최근 건강한 수컷 복제 돼지 두 마리를 생산했다”고 21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6년 4월 살아 있는 돼지의 귀 조직을 동결 처리한 뒤 자체 개발한 줄기세포 분리·배양 시스템으로 지난해 10월 줄기세포 분리에 성공했으며, 이 줄기세포를 수핵 난자(핵을 받는 난자)에 이식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는 동물복제에 사용되는 공여(Donor)세포의 경우 신선한 체세포나 줄기세포를 사용해 왔다. 난자에 이식 이후 줄기세포에서 받은 핵과 난자 세포가 제대로 조율(재구성)되지 않거나 유전자 고유의 특성이 변하는 후천유전 문제를 없애기 위해서였다.

 노 교수는 “장기간 동결된 동물 조직에서 이런 문제가 없는 줄기세포를 분리한 것은 처음”이라며 “동물 유전자원의 보관, 멸종 또는 멸종 위기종 복구, 특정 형질의 개량, 재생의학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장기 를 동결 했다가 연구·치료 기술이 확립됐을 때 꺼내 연구하는 방법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팀은 조만간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 기술을 특허 출원할 예정이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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