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의 시종|여당 대통령후보 단일화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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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민중·신한 양당이 대통령후보를 단일화하는 통합이나 연합을 성립시킬 가능성은 거의 없다. 국민의 당파, 민중당의 분열이 그러한 가능성을 단절하는 경험이다.
그러면서도 야당 대통령후보 단일화추진위원회 구성, 민중당의 통합안 제시 등 통합 작업이 구체화 하고 있다. 이것은 통합이 정권교체를 위한 첩경임을 야당안의 아무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일화추진위는 민중55, 신한47, 재야인사47 도합 1백42인을 발기인으로 했다. 참가「멤버」는 대통령후보가 단일화되거나 어느 특정후보의 절대적 우세가 없는 현 상태로는 국회의원선거가 비관적이라고 판단하는 민중·신한 양당안의 비주류와 단일화의 밀물을 타고 정당을 선택해 보겠다는 비정당 등 야당가비주류들-.
민중당은 대통령 후보와 당수분리 등 5개항의 통합안을 제시하고 민중·신한 양당의 공식접촉을 제의했으며 당통일 대책위원들은 김영중 윤보선 신한당총재를 비공식으로 면담할 계획-.
민중당이 이같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는 것은 단일화추진위가 야당연합 실패의 책임을 민중당에 돌리고 신한당 집중지원으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을 봉쇄하는데 큰 의미가 주어져 있다.
신한당은 민중당의 통합교섭은 반대하는 대신 대통령후보 단일화를 내세운 추진위 활동은 찬성하고 있다. 이것은 당주류진이 단일화추진위가 후보 단일화를 실현시키지 못할 경우 신한당의 당세 확장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추진위「멤버」의 단일화 방안으로서는 유진오(민중) 윤보선(신한)씨중 1인을 선택하자는안과 제3의 인물을 내세우자는 안의 두 갈래가 있다. 유·윤 양씨중 택일안은 대통령후보를 갖는쪽이4, 후보를 양보한쪽이 6의 비율로 국회의원연합 공천을 한다는 것. 이 경우는 양당주류진의 절대적 협력이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제3의 인물 추대는 민중·신한 양당의 어느 한쪽의 집중지원으로 돌리는 것. 최근 신한당안의 세칭 교회파들이 윤보선씨는 당수, 백락준씨 대통령후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있으나 윤씨나 윤씨측근 주류진에 의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어둡다고 볼 수밖에 없다.
어쨌든 추진위가 대통령후보 단일화를 실현시킬 전망은 극히 불투명하다. 결국 실패했을때 추진위가 가는 길은 ①제3당 ②특정야당의 집중지원 ③뿔뿔이 갈라서는 것, 이 세길 뿐이지만 단일화의기적이 나타나지 않는 한 뿔뿔이 흩어지는 것이 추진위의 운명이 아닐까. <이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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