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머랭과 북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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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호주의 원주민들은 「부머랭」이라는 희한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 「프로펠러」모양으로 생긴 이 무기는 목적물에 적중하지 않으면 나선을 그으면서 다시 돌아 오게 되어 있다. 노복위화의 경우도 없지 않다. 그것을 던진 사람이 오히려 자기의 무기에 얻어 맞는 것이다. 지난 주 월맹은 북폭을 하는 미국비행기들에 「샘」유도탄을 무려 1백여개나 퍼부었다.
그러나 바로 「부머랭」의 꼴이 되었다. 「샘」은 엉뚱하게 월맹의 얼굴에 다시 떨어져서 폭발을 한 것이다. 「펜터건」은 「하노이」에 사는 외국인들로부터도 그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북괴조종사들이 월남전에 참가하고 있다는 외신이 요란하다. 월맹의 궁여지책은 이제 그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나 6·25 동란 때 날개를 펴보지 못한 북괴는 이 기회에 실전의 경험이나 쌓자는 속셈도 더러는 있을 것이다. 아직은 북괴의 실력도 별것 아니라는 확신은 우리에게 일단 가능하다. 비기도, 장비도, 무기도 미국쪽보다 시원치 않을 것은 뻔하다. 그렇다고 북괴의 월맹참전을 콧등의 파리처럼 여길 수는 없다. 우리는 그들을 쳐부숴야 할 또 하나의 당위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성급히 우리공군의 월남파견을 운운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자칫하면, 월남은 우리의 제2 아닌, 제1의 전선처럼 필지도 모르지 않은가?
우리 공군도 감질나는 현대화 아닌, 본격적인 「현대화」의 단계에 이른 것 같다. 한국공군의 기술역량은 이미 세계적으로 공인된 사실이다. 그 기능을 싣고 움직일 「현대의 공중무기」들이 우리에겐 별로 없을 뿐이다. 또 하나 생각나는 것이 있다.
조종사들이 받는 수당말이다. 새삼 군의 대우문제가 또 들추어진다.
북괴조종사의 월맹참전설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의 해석을 갖게한다. 군사당국자들은 어민 대처를 하고있는지 궁금하다. 한국공군의 장비를 이 기회에 본격적으로 점검, 현대화를 서두르는데 미측의 성의가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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