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장터서 노세요’… 플랫폼에 앱 유치 경쟁도 치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10면

IT 생태계, 모바일 생태계, 앱 생태계. 플랫폼과 더불어 예전과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이는 용어로 ‘생태계’가 있습니다. 원래는 자연의 먹이사슬과 조화를 이야기할 때 쓰는 말인데, 요즘은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자주 거론됩니다.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를 사용한 기기와 그에 맞게 만들어진 앱이나 콘텐트, 그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와 활동을 통칭해 플랫폼 생태계라고 칭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와 이것이 적용된 아이폰과 아이패드, 애플 기기 사용자들이 음악이나 영화 같은 콘텐트를 내려받는 아이튠스, 앱을 내려받는 앱스토어, 전자책을 내려받는 아이북스, 여기에 올라온 콘텐트들,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관련 액세서리나 기기들은 애플의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이 적용된 기기를 만들거나, 그 플랫폼에 맞는 앱과 콘텐트를 제작·개발하는 이들은 플랫폼 업체의 협력사, 혹은 파트너라고 부릅니다. 또 최근에는 운영체제뿐 아니라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 같은 인터넷 기반 서비스를 플랫폼으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카카오톡 서비스에 연결되어 큰 인기를 끈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다 함께 차차차 같은 게임은 ‘카카오톡 플랫폼’의 일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플랫폼이 규격 혹은 표준을 의미하는 만큼, 플랫폼 업체의 힘은 셉니다. 업체가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 콘텐트를 올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플랫폼 생태계를 이루는 것은 협력사들입니다. 마당을 열어놓았는데 아무도 그 안에서 활동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겠지요. 그래서 최근에는 플랫폼 업체들 간에도 협력사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경쟁사보다 늦게 플랫폼을 연 업체들은 더 유리한 조건과 지원을 약속하며 파트너를 끌어모읍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지난해 10월 전용 앱장터인 윈도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애플이나 구글에 비해 늦었지요. 그래서 이 회사는 다양한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을 내놓고 자사의 플랫폼에 앱이나 콘텐트를 올리도록 ‘당근’을 주고 있습니다. 윈도8용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무료 교육을 시켜준다거나, 필요한 장비를 지원해주고, 개발 대회를 여는 식이지요. 통상적으로 매출의 70%를 개발자에게 주는데 MS는 이보다 많이 줍니다. 2만5000달러 이상의 수익을 낸 앱에 대해서는 수익의 80%를 개발자가 가져갈 수 있게 합니다. 신명 나는 판이 벌어지도록, ‘우리 마당에서 노세요’라며 재주꾼들을 불러 모으는 셈이지요.

심서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